글로벌 증시·국채·금값 동반상승 기현상…‘섬뜩한 평온함’

무역전쟁 종식 기대감 주가로

잠재적 위험에 안전자산도 쑥

미국 대선 내년 최대 불확실 요인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무역긴장 완화와 경기 확장 지속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몰리고 있는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 종식에 대한 불안함과 경기 약화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면서 국채와 금 등 안전자산도 동반 강세를 보이는 이례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들이 매수주문을 넣고 있다. [AP=헤럴드경제]

연말을 맞은 뉴욕 증시가 사상 최고치 경신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주식시장과 함께 안전자산인 국채와 금 등에 동시에 투자자들이 쏠리는 동반 상승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통상 주가와 안전자산은 음의 상관관계를 가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현상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는 곧 시장에 무역전쟁과 경기 전망을 둘러싼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뉴욕 3대 증시는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 합의 이후 장기전으로 치닫던 무역전쟁 종식에 대한 기대감 속에 급등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2주 동안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의 상승폭은 28.6%에 달한다. 여기에 미중 1단계 합의서명 임박 전망과 중국의 일부 제품 수입관세 인하 조치는 최근 상승세에 탄력을 붙이고 있다.

올해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가 세차례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비교적 긍정적인 경제전망을 내놓고 있는 것도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제에 대한 전망이 개선되고 있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합의가 진전되고 있으며, 연준의 금리 인하까지 더해지면서 시장에는 경기가 장기적으로 확장할 것이란 낙관론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마냥 ‘호시절’에 안주할 수 많은 없는 상황이다. 호황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만큼이나 잠재적 위험에 대한 우려도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채와 금 등 전통적인 안전자산의 강세가 그 증거다.

올 들어 금 값은 16% 올라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동시에 지난해 말 2.7% 수준까지 기록했던 미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최근 1.9%대로 떨어졌다. 국채 수익률 하락은 안전자산인 국채에 대한 수요 증가로 국채 가치가 상승했음을 뜻한다. 최근 국채 가격은 지난 2014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외신들은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이 동시에 상승하는 ‘기현상’이 내년도 경제에 닥칠 변동성을 예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CNN은 “연말로 향하는 월가에 섬뜩한 평온함이 감돌고 있다”고 표현했고, WSJ는 “어느 쪽이는 내년은 2019년보다 더 불안한 한 해가 될 수 있다”면서 “주식 변동의 척도인 공포지수(VIX)도 올해 사상 최대의 연간 하락폭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의 불안감 속에는 미중 무역분쟁 뿐만이 아니라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 그리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대통령 선거 등 국내외 정치적 불확실성이 동시에 깔려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내년도에 심각한 인플레이션이 미국 경제를 강타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근 유가 상승세와 달러 약세, 그리고 임금 증가가 지속된다면 결과는 인플레이션으로 귀결될 것이란 설명이다. 물가 상승은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시장을 다시 얼어붙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아메리트레이드의 JJ 키나한 수석 시장전략가는 “유가가 향후 6개월 동안 계속 상승하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진다”며 “인플레이션 압력은 기업의 이윤을 잠식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내년에는 가장 큰 불확실성 요인 중 하나인 미 대선이 기다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보호 무역주의 강화로 인한 여파를, 민주당이 당선될 경우 강력한 시장 개혁 정책 드라이브로 기술기업을 포함한 대형 기업들이 적잖은 타격을 입을 공산이 크다. 브렉시트라는 또 다른 정치적 ‘빅 이벤트’가 유럽 경제 둔화로 이어져 결국 세계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손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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