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꽃, 포근한 눈, ‘제주 겨울왕국’…육지 겨울과 다르다

[헤럴드경제=함영훈 선임기자] 제주는 1월에도 야생화를 볼 수 있는 곳이다. 한림공원에선 수선화와 앵초, 표선 허브동산에는 소설 데카메론의 소재 사루비아(깨꽃)와 비단향꽃무, 한경의 곶자왈 ‘환상의 숲’에선 세한삼우(歲寒三友) 매화와 천리향, 성산에는 성급하게 핀 유채꽃이 세찬 바람 속에서도 온기를 뚫고 솟아난다.

2020년 신년 벽두부터 꽃을 보는 것은 한 해를 시작하는 방법 중에 가장 화려하다. 제주의 꽃 중에서 1월을 춥지 않게 하는 대표적인 것이 열정의 동백이다.

제주관광공사(사장 박홍배)는 ‘멋진 새날을 희망하며, 엄블랑한(대단한, 엄청난) 1월 제주’라는 주제로 제주의 1월 동백꽃 여행지를 비롯해 10가지를 선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제주동백

▶동백꽃길= 무채색 계절 겨울에 생기를 불어넣는 동백이다. 사랑스러운 애기동백과 짙붉은 토종동백이 개화시기를 달리하며 제주 겨울을 밝힌다. 남원읍 의귀마을 4.3길 동백나무 구간, 이웃한 신흥리의 300년 동백마을 가로수길이 대표적이다, 신흥리 마을 방문자센터에서는 식용동백기름을 활용한 식사체험, 동백오일 비누체험이 가능하다.(사전 문의 및 예약 필수) 서귀포시 법환상로 세리월드, 제주시 구좌읍 비자림로 메이즈랜드의 동백꽃 군락지도 일품이다. 제주의 동백은 도내 곳곳 미로에도 피어난다.

포근한 눈이 내린 한라산 길

▶겨울왕국2, 따스하고 포근한 제주 겨울산= 너무 추우면 눈이 오지 않는다. 그래서 제주의 눈은 포근하다. 마치 ‘34번가의 기적’ 같은 함박눈이 주로 내린다. 겨울왕국 육지 버전과는 다른 겨울왕국2 제주편이다. 제주 겨울산에 오르기 전, 보온병에 뜨거운 커피, 달달한 초코바만 챙기면 든든하다. 풍부한 경험으로 등반에 자신 있다면 백록담코스를, 조심스럽다면 사라오름이나 윗세오름을 골라도 좋다. 초보자는 무리하기보다 어리목에서 30분 거리 어승생악부터 도전해보자. 몸이 마음처럼 따르지 않는다면 차로 오르는 1100고지 휴게소에서의 눈꽃감상도 좋다. 선글라스와 아이젠 등 기본 장비는 필수. 백록담까지 성판악코스(9.6㎞)는 4시간 30분, 남벽분기점까지 영실코스(5.8㎞)는 2시간 30분이 걸린다. 어승생악탐방(1.3㎞)엔 30분 소요된다.

사계리

▶용머리-산방산 품은 사계리= 용머리해안과 산방산을 품은 마을. 화산이 만들고 세월이 깎아낸 그 웅장하고 독특한 매력은 이미 명성이 자자하고 사계바다의 형제섬 사이로 떠오르는 일출장면 역시 명장면으로 꼽힌다. 세월을 증명하듯 푸릇한 이끼와 파도가 다듬어낸 돌의 형상은 지구라기보다 차라리 우주의 어느 행성에 가깝고 전문가가 인정한 사람과 동물발자국 화석 산지로 구석기 인류의 흔적마저 품었다. 그 신비로움에 끌린 사람들을 위해 늘어선 곳곳의 멋스런 카페들은 오래된 건물을 활용하고 동굴 속으로 들어가는 등 저마다 특색을 담았고, 한옥과자점도 이색적이다. 마을을 살짝 벗어난 주슴질 탐방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걷기 좋은 예쁜 길로 뜨는 중. 탐방에 40분이면 충분하다.

 

제주 일출 축제

▶성산일출축제, 펭귄수영대회, 일출명소= 어둠과 추위를 이겨낸 열정으로 지난 아쉬움 씻고 새날을 다짐하는 새해, 제주에서라면 더욱 특별하다. 지난해를 보내며 복을 모아 새날을 여는 성산일출축제는 주민과 관광객이 어우러지는 잔치로 끼와 흥을 풀어내기에 알맞고, 해보다 먼저 불꽃으로 밤하늘을 수놓는다. 일출봉 위에서는 물론, 일출봉주변 바닷길을 트레킹하며 맞이하는 해도 기운을 충만하게 한다. 새해 아침, 중문 색달 해수욕장엔 태양보다 뜨거운 이들 가득. 인간펭귄을 자처하는 이들이 한해 건강과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뛰어드는 이 바다는 세계적 희귀보호종 왕바다거북의 새 생명 잉태 북방한계선이다. 사계해안도로 형제섬 사이로 떠오르는 태양, 한라산 중턱 사라오름에서 만나는 일출도 잊지 못할 기억이다. 시내 가까이, 민오름에서의 새해맞이는 도시와 자연을 함께 보며 풍성한 희망을 품게 한다.

제주 1월 민속놀이

▶설날맞이 제주도내 행사들= 제기차기와 널뛰기 등 전통놀이와 전통 복장 체험, 음식 나눔, 복조리 만들기, 민속놀이 경연대회 등이 곳곳에서 진행된다. 목관아와 민속자연사박물관은 설날 당일과 다음날, 제주민속촌은 연휴내내, 설 전날과 다음날 문을 여는 국립제주박물관 등 기관별, 관광지별로 마련된 행사내용과 시간이 다르다. 국립제주박물관은 제주시 일주동로 17,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은 제주시 삼성로 40, 제주민속촌은 서귀포시 표선면 민속해안로 631-34, 제주목관아는 제주시 관덕로 25에 있다.

따스한 차, 족욕 등 제주 웰니스 여행도 인기가 높다.

▶웰니스(wellness)여행= 여행길이 조금씩 지쳐갈 때는 지체없이 제주의 실내 웰빙을 즐기면 되겠다.따뜻한 물. 아로마 향 머금은 수증기가 발끝부터 온기를 끌어올리는 족욕도 좋고, 온천과 온수풀에 몸을 담가도 좋겠다.

제주도립미술관

▶제주도립미술관 특별전= 개관 10주년을 맞은 제주도립미술관이 특별전을 열고 있다. ‘프렌치모던: 모네에서 마티스까지, 1850-1950’는 모네, 르누아르, 밀레, 샤갈, 마티스 등 모더니즘 대표작가 45명의 작품 중 미국 브루클린 미술관의 소장 작품을 국내 최초로 공개하는 자리. 대중적 현대미술의 출발로 여겨지는 모더니즘의 전개와 미술사 혁명기를 살펴볼 수 있다. 또한 함께 진행되는 ‘디지털로 만나는 유럽 모더니즘의 화가들’에서는 VR, 미디어아트, 스마트TV, 포토존을 통해 IT기술과 접목한 거장들의 작품을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고, 모더니즘 미술을 다룬 책코너도 함께 마련돼 걸작과 거장을 내 곁에 두는 느낌. 이제 미국 브루클린 미술관까지 가지 않아도 모네, 르누아르, 고흐, 세잔, 드가, 마티스등 세계적인 거장들을 만날 수 있다.

성불오름

▶성불오름= 구좌읍 송당리에 자리한 이 오름 이름의 유래는 정확하지 않다. 고려시대 이곳에 성불암이라는 암자가 있었다고도 하고, 성불천이라는 샘물도 있었단다. 누군가는 산체가, 누군가는 바위가 멀리서 보면 기도하는 모습을 닮았다고도 하니 궁금증이 일밖에. 하지만 무엇보다 정확한 것은 직접 올라 얻는 느낌 아닐까. 번영로에서 접근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 인근의 관광기념품 판매소를 통하면 입구를 찾기 더 쉽다. 오름 입구에서 안내도를 확인 후 등반을 시작하자. 계속되는 오르막 때문에 슬슬 몸이 지쳐갈 때 쯤 갑자기 바뀌는 식생이 주의를 환기시키며 마치 다른 세상에 들어가는 느낌을 준다. 흐린 날 안개가 내려앉으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맑은 날 정상에서 따라비 오름과 한라산, 보름왓과 영주산, 그리고 멀리 성산일출봉까지 볼 수 있다. 탐방 소요시간 약 40분.

한라봉따기 체험

▶레드향, 한라봉 따기 체험= 감귤 따기 체험은 밀감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지금 제주는 만감류의 진한 향기로 가득할 때이다. 감귤류 가운데서도 맛과 향이 풍부한 고급품종 한라봉과 레드향 체험은 아직까지 흔하지는 않지만 조금씩 입소문을 타고 있다. 어린아이 얼굴만 한 큼직한 과실을 직접 따는 재미에, 내손으로 수확한 과일을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하는 보람도 크다. 품종마다 수확시기가 조금씩 다른데 레드향은 12월부터 시작해 1월 중순까지, 이어서 한라봉 수확이 시작된다고. 하우스에서 재배하기 때문에 추위에도 OK. 눈이 오나 비가 오나 OK. 업체에 따라 지역에 따라 수확시기, 운영방식 등이 다를 수 있으므로 사전 문의를 통해 확인 후 찾는 것이 좋다. 정석원농원(레드향, 한라봉)은 서귀포시 남원읍 하례리 404-1, 해품은 체험농장(레드향, 한라봉)은 서귀포시 성산읍 서성일로 1073, 제주제라향농원(레드향)은 서귀포시 표선면 하천리 410-2에 있다.

제주 한상 차림

▶제주 한 상 차림= 한해를 더 건강하고 씩씩하게 달리려면 좋은 음식을 잘 먹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새해, 새 출발의 기분으로 맛있는 한 상 선물하는 건 어떨까. 놋그릇 위에 정갈하게 올라앉은 제주식 돔베고기와 고등어김치찜. 손끝여문 주인장이 어머니의 마음으로 만들어내는 병어조림과 육전정식. 제주의 재료로 만든 서구식 요리의 비주얼에 눈 먼저 호강하는 퓨전요리점. 잘 다듬어진 제주의 옛 가옥에서, 딱 SNS감성을 자극하는 공간까지. 식당의 꾸밈새와 식탁 차림새, 맛을 갖춘 데다 가성비가 괜찮다는 게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 올해도 힘을 주고 싶은 소중한 사람,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해 투자하기에 아깝지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제주의 고마운 밥집들.

2020년 1월 추천 관광 10선은 제주관광정보 사이트(www.visitjeju.net)에서 자세히 볼 수 있다. 문의: 제주관광공사 지역관광처(064-740-6088)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