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의 난’ 한진칼…KCGI만 ‘꽃놀이패’?

이틀만에 주가 25%안팎 상승

한진·대한항공도 상승 폭 유지

강성부펀드 협상력 향상 기대감

조현아와 협력 가능성 거의없어

“갈등봉합시 경영개선 기대소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에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그룹 상장사들의 주가가 연일 급등세다. 조 전 부사장, 조 회장, 그리고 그룹 경영권을 노리는 행동주의펀드 KCGI 등 세 진영이 얽히면서 경영권 싸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다. 비주력 사업 정리 등 강력한 체질 개선을 요구했던 KCGI의 협상력이 높아질지 주목된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한진칼은 전날 종가 대비 4.00% 오른 4만80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주 종가와 비교하면 약 24.8% 급등한 가격이다. 한진은 전날 대비 4.57% 하락한 3만1300원을 지나고 있지만, 전날 7.89%에 달하는 상승폭을 내주진 않고 있다. 같은시간 대한항공 역시 이날 2.92% 하락에도 전주 종가보다는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들어 재계 일각에서는 조 전 부사장의 경영 복귀가 임박했다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이번 연말 인사에도 조 전 부사장의 이름은 등장하지 않았고, 이에 대한 불만이 공개적 ‘남매 전쟁’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진그룹의 주가는 경영권이 위협에 노출될수록 상승세를 보여 왔다. 한진그룹은 막대한 유휴자산과 투자지연 등으로 꾸준히 저평가돼 왔는데, 지난해 말 이른바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행동주의펀드 KCGI가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2대주주로 등장하며 변화의 조짐을 보였다.

KCGI의 지배구조개선안이 받아들여질 때의 효과, 혹은 경영권 분쟁 자체에 따른 수급 변수를 기대하는 심리로 인해, 경영권이 흔들릴 때마다 주가는 급등락을 보였다.

고(故) 조양호 회장이 별세한 지난 4월에는 주가가 급등했고, 델타항공이 지분 10% 인수 계획을 밝히며 총수 일가의 ‘백기사’로 주목받았을 때에는 반대로 주가가 급락했다.

다만 한진그룹의 주가가 현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 목소리가 짙다. 조원태 회장 측이든 조현아 전 부사장 측이든, 우호 세력을 확대하기 위해 KCGI와 손잡고 경영개선안을 일부 받아들일 수 있다는 예상이 주가 기대감의 핵심이다. 그러나 KCGI와 조 전 부사장이 협력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까워, 협상력에 크게 변화가 없으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KCGI는 조 전 부사장이 이끌 것으로 예상됐던 칼호텔네트워크 등 레저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한편, 조 전 부사장은 조 회장 측이 호텔·레저 사업에 손을 대는 것을 ‘합의되지 않은 독자적 운영’이라고 지적하는 등 강한 애착을 보이고 있다.

한 운송업 담당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조 전 부사장과 조 회장 중 누군가는 ‘꽃놀이패’가 된 KCGI와 손을 잡을 수밖에 없다는 기대가 있겠으나, 조 전 부사장과 KCGI의 협력은 명분이 없어 성사되기 힘들다”며 “최악의 경우 이번 갈등을 계기로 남매간 갈등이 극적으로 봉합될 수 있는데, 그때는 KCGI의 존재로 형성된 기대감이 한꺼번에 소멸할 것”이라고 전했다.

승기를 누가 잡을지 판가름나는 내년 주주총회까지는 어떤 경영개선안이 힘을 받을지 모르기 때문에, 그전까지는 경계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조원태 회장의 이사 연임안이 걸려 있는 내년 3월까지는 주가가 강세를 이어갈 수 있다”면서도 “실제 지배구조나 주주가치 측면에서 어떤 방향성이 잡히고 어떤 변화가 초래될지는 주주총회가 끝나기 전까지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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