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VIP’는 시청자에게 무엇을 전한 것일까?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그래도 당신을 만나서 다행이었어. 그 시간을 후회하지는 않아”(장나라)

“니가 좋았던 기억들만 간직했으면 좋겠어”(이상윤)

“그럴게”(장나라)

“고마웠어. 정말 고마웠어”(이상윤)

“잘 지내”(장나라)

“너도”(이상윤)

허무한 엔딩이다. ‘프라이빗 오피스 멜로’ SBS 월화드라마 ‘VIP’는 서로에게 소중한 사람이었던 장나라-이상윤 부부가 결국 이별한 후 서로에게 위로의 말을 건넨 후 뒤돌아 걸어가며 끝났다. 시청률도 12%까지 올랐다.

이 드라마는 무엇을 말한 것일까? 이상윤은 종영 인터뷰에서 “’VIP’하면서 배운 것은 절대 바람 피지 말자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작가의 의도를 유추해보면, 자신의 트라우마 조차도 숨기지 말고 부부간에는 솔직하게 이야기를 털어놓고 해야 한다는 뜻일 거다. 작가의 표현대로라면, 이상윤의 대사인 “경계에 서있을 때, 선택해야 할때” 아내와 상의했어야 하고, 그래야 “어느 순간 경계에서 멀리 벗어나” 있지 않을 수 있다.

‘VIP’ 속 인물들은 아픔과 당당하게 직면하고 그걸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해결하면서 성장했다. 초반 박성준(이상윤)의 불륜 상대가 같은 사무실 팀내에서 누구인지를 알아맞히는 식의 전개를 계속 이어가면서 방향 감각을 상실한 것 아니냐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소중한 사람들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만드는 어른들의 성장기를 그려냈다.

특히 나정선(장나라)은 평범한 삶에 찾아온 ‘프라이빗 스캔들’ 진실과 마주하려 했고, VIP 전담팀 팀원들 각각의 비밀들은 물론 박성준과 하유리와의 관계까지 알아차리게 됐다.

이에 지옥행 흑화를 선언하며 박성준, 하유리의 반대편에 서서 무너뜨리려 했지만, 그러던 중 마주한 박성준의 아픈 가족 이야기에 팽팽했던 줄을 놓고 정지를 선택했다. 복수로 행복해지지 않음을 깨달았다. 이어 박성준과 10년간의 기억과 추억을 지옥에서 용서로 바꿨고, 앞으로는 자신의 행복을 위해 살아가리라 다짐하는 성장기를 보여줬다.

더불어 ‘VIP’는 현시대를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워킹맨, 워킹우먼들의 ‘오피스 라이프’를 리얼하게 그려냈다.

한편, 24일 방송된 ‘VIP’ 최종회에서 나정선은 박성준을 향한 지옥행 복수에 무의미함을 느끼면서 성운백화점 수뇌부 경쟁에서 물러서기로 했다. 그러나 하태영(박지영)에 의해 박성준과 하유리(표예진)의 관계, 하재웅 부사장(박성근)이 보유한 차명주식이 터졌고, 박성준은 비로소 잘못된 길을 걸어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또한 박성준은 하유리로부터 헤어지자는 말을 듣고 미안함을 전했고, 부사장에게도 “이제 그만 멈춰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라며 회사 생활을 끝맺었다.

그날 밤 나정선, 박성준은 집에서 마지막으로 마주했고, 서로에게 더 소중했기에 용서할 수 없는, 그래서 후회되는 10년 여정에 대해 허심탄회 고백한 후 서로의 앞날을 응원하며 헤어졌다.

시간이 지나 나정선은 다시 평범한 삶을 살며 혼자 행복해지는 것을 찾으려 노력했고, 그러던 중 장례식장에서 박성준과 재회하게 됐다. 하나의 우산을 같이 썼던 두 사람이 현재는 각자 우산을 쓰고 나란히 걷는 가운데, 나정선은 “당신을 만나서 다행이었어”라며 용서한 마음을 전했고, 박성준은 “네가 좋았던 기억들만 간직했으면 좋겠어”라며 진심을 고백했다. 이어 두 사람이 애틋한 인사를 나눈 뒤 서로 반대 방향으로 걸어가는 모습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장나라는 ‘프라이빗 스캔들’ 진실을 쫓아가던 중 뜻하지 않게 인물들의 비밀 판도라와 마주하면서 롤러코스터급 감정 변주를 일으킨 나정선을 무결점 열연으로 소화하며 찬사를 받았다. 박성준 역 이상윤은 캐릭터와 싱크로율을 선보였다. 이현아 역 이청아는 걸크러쉬 면모를 가감 없이 펼쳐내며 핵사이다를 안겼고, 송미나 역 곽선영은 워킹맘의 애환을 표현하면서 공감대를 끌어올렸다.

‘프라이빗 스캔들’을 뒤흔들며 충격을 안겼던 하유리 역 표예진은 사랑 앞에서 복잡다단한 감정을 토해내는 캐릭터를 담아냈고, VIP 전담팀 마스코트 마상우 역 신재하는 톡톡 튀는 개성과 매력을 어필하며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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