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도 디지털세 부과…미국 기업 겨냥, 무역 마찰 불가피

프랑스에서 이어 두번째…영국도 내년 도입 검토

구글·페이스북 등 대상…미국, 보복관세로 대응할지 촉각

 

이탈리아가 프랑스에 이어 내년 1월1일부터 구글과 페이스북, 아마존 등 미국 정보기술(IT)기업을 겨냥한 디지털세를 도입하기로 했다. 사진은 스마트폰의 구글·페이스북 애플리케이션. [AFP=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빅세환 기자] 이탈리아가 내년 1월1일부터 구글과 페이스북, 아마존 등 미국 정보기술(IT)기업을 겨냥한 디지털세를 도입하기로 했다. 프랑스에 이어 두번째다. 영국도 내년에 디지털세 도입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에 대응에 촉각이 쏠리고 있다.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이탈리아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의회는 최근 내년 1월1일부터 이탈리아에서 550만유로(약 71억원) 이상 매출을 올렸거나 전세계에서 거둔 매출이 7억5000만유로(약 9800억원) 이상인 IT기업에 대해 디지털 분야 매출의 3%에 달하는 디지털세 부과를 2020년 예산법안에 포함시켰다.

디지털세는 구글과 페이스북 비롯한 거대 IT기업들이 세율이 낮은 아일랜드와 룩셈부르크 등에 본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실제 수익을 얻는 국가에 법인세 등을 거의 납부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고안됐다.

WSJ는 이번 디지털세 도입으로 이탈리아가 매년 7억 유로에 달하는 신규 세수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탈리아는 지난해 예산안의 일부로 디지털세를 통과시켰지만 유럽연합(EU)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대응을 지켜보면서 시행 시기를 연기해왔다.

EU는 연초 EU 차원의 통일된 디지털세 도입을 추진했지만 미국 기술기업의 지역 본부가 있는 아일랜드와 룩셈부르크 등의 반대로 무산됐다.

WSJ는 광고와 클라우드 컴퓨팅, 뿐만 아니라 디지털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 분야 미국 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탈리아, 프랑스 외에 영국도 내년에 디지털세 도입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유럽 각국이 디지털세를 속속 도입하는 것은 미국의 IT 공룡들이 인터넷 기반으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면서도 수익에 따른 정당한 세금을 제대로 내고 있지 않다는 현지 정책당국의 시각이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이번 디지털세 도입이 미국 IT공룡기업을 겨냥한 것이어서 통찰마찰이 우려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협정 서명을 앞두고 있어 미국의 무역갈등 대상이 중국에서 EU로 옮겨져 ‘대서양 무역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미국과 유럽에는 수년간, 수십 년간 (무역) 불균형이 있었고 우리는 지금 그것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유럽산 와인·위스키·치즈와 에어버스 항공기에 10~25% 관세를 매겼다.

실제로 프랑스가 디지털세 도입을 예고하면서 미국은 샴페인과 와인, 치즈 등 24억달러(약 2조8000억원) 상당의 프랑스산 수입품 63종에 대해 최고 100%의 추가 관세를 물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 자동차 관세 역시 논의 중이다.

프랑스는 미국이 보복 관세로 대응하면 정식으로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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