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의혹 영국 앤드루 왕자, 크리스마스 공식석상 피해

앤드루 왕자, 왕실 전통 성탄 예배길 행사 불참

성매매 의혹에 대한 성난 여론 피하기 위한 조치

엘리자베스 여왕 “올해 꽤 험난했다” 심경 토로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으로 성 추문에 휩싸이며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는 앤드루 왕자가 25일(현지시간) 크리스마스 왕실 공식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10대 성매매 의혹에 대한 비난 여론이 비등하며 지난달 모든 공직에서 물러난 앤드루 왕자로 세간의 시선이 쏠리는 것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이해된다.

CNBC 방송 등의 보도에 따르면 앤드루 왕자는 25일 오전 11시 잉글랜드 동부에 위치한 여왕의 샌드링엄 영지 근처 성 마리아 막달레나 교회에서 열리는 왕실 예배길 행사에 동참하지 않았다. 이 행사는 영국 왕실의 전통 행사로 시민들과 성탄 인사를 나누게 된다.

앤드루 왕자는 이 행사에 앞서 오전 9시 이 교회에서 열린 성탄 예배에 그의 형인 찰스 왕세자와 함께 참석했으나, 시민들의 눈앞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영국 앤드루 왕자가 25일(현지시간) 찰스 왕세자와 함께 예배하기 위해 여왕의 샌드링엄 영지에 위치한 성 마리아 막델레나 교회로 향하고 있다.[AP=헤럴드경제]

이같은 조치는 미국에서 성범죄 혐의로 체포된 뒤 숨진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친분이 있던 앤드루 왕자 역시 10대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가진 의혹이 제기되면서 맹렬한 비난에 휩싸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는 성매매 의혹에 대해 공식적으로 부인했지만, 지난달 왕실 업무에 부담을 준다는 이유로 모든 공직 업무에서 물러난 상태다.

BBC 등 현지 언론은 앤드루 왕자가 스스로 왕실의 성탄 주요 행사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으며, 대신 그의 아버지인 필립공(98·에든버러 공작)과 함께 집에 머물렀다고 전했다. 여왕의 남편인 필립공은 숙환으로 나흘간 병원에 입원한 뒤 24일 퇴원해 샌드링엄 영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날 엘리자베스 여왕은 올해 다사다난했던 왕실 상황을 감안한 듯 “올해는 때때로 꽤 험난하게 느껴졌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실제로 엘리자베스 여왕은 올해 앤드루 왕자의 성매매 의혹뿐 아니라 남편 필립공의 고령으로 인한 자동차 사고, 손자인 월리엄 왕세손과 해리 왕자의 결별 등을 겪어야 했다. 해리 왕자는 이번 크리스마스를 캐나다에서 보냈다.

이날 엘리자베스 여왕은 크리스마스 메시지로 서로의 차이를 극복하고 신뢰를 쌓으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인류의 달 착륙을 언급하며 “모든 위대한 도약은 작은 발걸음에서 시작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스웨덴의 그레타 툰베리와 같은 젊은이들이 기후문제와 관련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과 관련해서도 “신세대들이 환경보호와 같은 문제에 목적의식을 갖는 것에 감명 받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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