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말 쇼핑시즌 활황의 그늘…농가는 끼니 걱정

무역전쟁 직격탄 맞은  탓

전통적 트럼프 지지층 농부들 “당장 먹을 게 없다” 어려움 호소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최근 한 달 동안 이어진 연말 쇼핑시즌 판매 실적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미국 소비판매가 미국 경제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사진은 뉴욕의 한 고급 백화점에서 쇼핑객들이 물건을 살피는 모습[AP=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연말 쇼핑시즌을 맞아 미국 경제가 다시 한 번 탄탄한 소비를 확인하며 경제 낙관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하지만 중국과 무역전쟁 직격탄을 맞은 농가는 크리스마스 선물은 커녕 당장 끼니 걱정을 해야할 정도로 사정이 심각해 ‘트럼프 경제’의 어두움도 짙어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N 등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지난달 말 추수감사절부터 시작된 연말 쇼핑 대목에서 사상 최대 판매 실적을 거뒀다. 아마존은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판매 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WSJ은 전날 마스터카드 자료를 인용, 온라인 매출이 일년 전보다 18.8% 급증하면서 전체 연말 쇼핑시즌 매출이 3.4% 늘었다고 전했다.

엑센셜웰스어드바이저의 팀 코트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소비자들은 계속해서 돈을 쓰고 있다”며 “소비자가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 대선을 앞두고 경제성과를 자랑하기 바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3.4% 증가 수치를 강조하며 “축하한다, 미국!”이라고 말했다. 그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내 일자리가 700만개 늘었으며 임금은 3.1% 증가했다는 등의 경제 성과를 내세운 공화당 홍보영상을 퍼나르기도 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성과 자랑은 전통적인 트럼프 지지층인 농가에게는 갈수록 더 먼 이야기가 되고 있다. 더군다나 그 이유가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중요한 성과로 내세우는 중국과 무역협상 때문이라는 점에서 농가의 실망감은 커지고 있다. 미국 주요 농산물 생산지(팜벨트)는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압도적인 표를 몰아주며 당선 일등공신이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으로 가격 하락과 판매 감소 이중고에 시달리는 미국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 인디애나주의 한 농부가 올해 수확한 옥수수를 확인하고 있다.[로이터=헤럴드경제]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농가를 달래기 위해 280억달러 규모의 지원책을 내놨지만 비영리 환경운동그룹의 조사 결과 약 60%가 상위 10% 부자 농부들에게 흘러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또 농산물 가격은 하락하는 반면 식료품과 전기 등 꼭 필요한 기초생활비는 늘면서 국가 중재기관에 도움을 요청하는 재정위기 농가가 2015년 이후 57%나 급증했다.

때문에 영세한 농가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아이들에게 줄 선물을 마련하기는 커면 지역 주민센터에서 식량 바구니를 얻어와야 했으며 일부 농민은 이동식 음식나눔 차량을 찾아 다른 지역까지 돌아다니는 지경이다.

NYT는 2013년 부모로부터 1.23㎢(약 37만평)의 낙농장을 물려받아 현재 65마리의 젖소를 키우는 40대 부부가 어린 자녀들이 좋아하는 샐러드도 사주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소개했다. 그나마 중국과 무역전쟁이 1단계 합의에 이르고 내년에는 우유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희망찬 뉴스가 이들 가족에게는 위안거리라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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