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산불 겪는 호주…신년 불꽃놀이로 국론 분열까지

기후변화 인한 열파·돌풍으로 ‘혹독한 산불 시즌’

온난화 대처 시위 벌어져도 정부 여전히 석탄업 지지 

사상 최악의 호주 산불에서 가장 많은 피해를 본 위기종 코알라를 구조 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헤럴드경제]

사상 최악의 호주 산불에서 가장 많은 피해를 본 위기종 코알라를 구조 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헤럴드경제]

지구 온난화로 혹독해진 기후 변화때문에 호주가 최악의 산불 시즌을 겪고 있다. 신년 불꽃놀이를 하지 말고 그 돈으로 불을 끄자는 국민 여론을 정부가 누르고 있으며, 시위대의 기후변화 대처 요구에도 정부가 석탄업에 대한 지지를 확인하는 등 국론 분열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호주 남동부를 찾은 수천명의 관광객들이 발이 묶일 상황에 처했다. 장기간의 가뭄과 기후 변화로 인해 맹렬하게 여름 산불 시즌을 겪고 있는 호주 전역에서 수백 건의 새로운 산불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빅토리아주의 인기 관광지인 이스트깁스랜드는 치솟는 온도와 돌풍의 우려로 산불이 더 강해질 것을 우려해 소방당국이 마지막 주요 도로를 차단했다.

앤드류 크리스프 빅토리아주 비상관리국장은 “이 지역 주민들과 휴가객들은 현재 떠나기에 너무 늦어버렸다. 발이 묶였다”면서 모든 관광객들에게 구호품을 제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인접한 남호주는 기온이 섭씨 40도를 웃돌고 있고 폭풍은 해로운 바람을 몰고 오는 등 화재에 치명적인 기후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브렌튼 에든 소방 책임자는 번개때문에 이미 많은 화재가 발생했다면서 주민들에게 이날은 매우 위험한 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영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돌풍이 불고 있고 마른 번개를 동반한 이 전선들은 남호주를 빠르게 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이미 막대한 피해를 입은 뉴사우스웨일스를 더욱 황폐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은 30일 기준으로 100건의 화재가 진행중이며 이 가운데 40건은 통제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번 시즌에 발생한 산불로 10명이 사망하고 1000여 채의 가옥이 파괴됐으며 벨기에보다 큰 면적인 300만헥타르(ha)가 불에 탔다.

시드니를 비롯한 다른 주요 도시들은 몇 주간의 산불로 유독성 연기에 휩싸여 어린이들의 실외 활동이 금지되고 스포츠 행사도 취소됐다.

기후변화에 대한 시민들과 정부의 엇박자도 발생하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산불 시즌이 더 길고 위력적이 되자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대책을 즉각 세우라는 시위가 벌어졌다.

하지만 보수파인 스콧 모리슨 총리는 뒤늦게 화재와 기후변화의 연관성을 인정하면서도 수익성 높은 석탄 광산업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유지했다. 또 배출가스 감축을 위한 추가 조치도 채택하지 않았다.

여기에 시드니의 유명한 신년 불꽃놀이 행사를 취소하고 그 돈을 산불 진화에 쓰자는 청원에 국민 27만명이 서명했지만 정부는 불꽃놀이를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 청원을 진행한 단체 측은 올해 불꽃놀이에 쓰일 450만달러(약 52억원)는 고통받는 자원 봉사 소방관과 가뭄으로 고통받는 농부들을 지원하는 데 쓰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모리슨 총리는 불꽃놀이가 호주의 활력과 긍정을 보여줄 수 있다며 예정대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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