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예측 2020 소비자경제] 다가온 ‘편리미엄 시대’…가성비·가심비 모두 잡는다

시간과 노력 줄이려는 ‘타임푸어’ 부상

저가·고가 양면 소비…“가치충족 중요”

친환경 ‘그린오션’ 새 경쟁지로 떠올라

편리한 것이 곧 프리미엄이라는 ‘편리미엄’이 2020 소비 트렌드로 부상하며 시간과 노력을 줄여주는 상품과 서비스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편리함이 곧 프리미엄인 ‘편리미엄’ 시대가 온다. 시간과 노력을 줄여준다면 소비자들은 금액을 더 지불하더라도 편리한 상품과 서비스를 택한다는 것이다. 또 가성비와 가심비를 모두 추구하는 소비가 늘고, 친환경 가치가 새로운 경쟁요소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타임푸어’인 소비자…식생활도 시간을 산다= 바쁜 일상 속에 늘 시간이 부족한 타임푸어(Time-poor)가 편리미엄 소비의 핵심 계층이다.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2030 직장인 116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0명 중 6명(64.5%)이 자신을 타임푸어라고 답했다.

타임푸어가 이끄는 편리미엄 시장은 가사 노동을 대체하는 가전제품 및 전문 서비스의 성장으로 나타난 데 이어, 식품 소비에서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이들은 식사를 간단히 해결함으로써 시간을 벌고 이를 취미 등 개인 활동에 투자하려는 특성을 보인다.

이미 가정간편식(HMR) 시장은 편리미엄에 적합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원밀형(One-Meal) 메뉴 및 봉지째 데워먹는 파우치 형태의 제품 출시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파우치죽을 앞세운 CJ제일제당의 비비고죽은 출시 1년 만에 2500만개가 팔리며 시장 1위를 넘볼 정도로 성장했다.

손질된 식재료를 요리에 맞게 받아보는 밀키트 시장은 향후 5년 내 7000억원 규모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한국야쿠르트와 CJ제일제당 등이 밀키트 브랜드를 키운 데 이어, 이마트는 최근 피코크 냉동 밀키트를 론칭했다.

외식업계도 편리미엄 트렌드에 주목하고 있다. 제네시스BBQ는 최근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에 직영점을 열며 ‘편리미엄 매장’을 표방했다. 로봇이 치킨을 서빙해 주는 푸드봇, 태블릿 오더, 그랩앤고 방식 등 각종 편리성과 디지털 기능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배달앱은 외식 시장을 넘어 규모를 키울 전망이다. 요기요는 지난해 4월부터 편의점 CU와 손잡고 도시락 등 배달 서비스를 선보이며 배달 점포를 2000개까지 확대했다. 배달의민족도 최근 ‘B마트’를 정식 론칭하고 반찬과 식재료 배달을 시작했다.

▶양면적 소비…앰비슈머의 부상=편리미엄 시대 소비자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양면성’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이를 반영한 2020 식품 소비 트렌드로 ‘앰비슈머’를 꼽기도 했다.

앰비슈머란 양면성(Ambivalent)과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상반된 소비행태를 보이는 소비자를 일컫는다. 소비자 한 사람 안에서 고가품과 저가품 소비가 동시에 일어나는 것이다.

획일적인 소비패턴에서 벗어난 앰비슈머의 선택엔 가치소비가 자리한다. 가치관의 우선순위에 있는 것에는 소비를 아끼지 않는 대신, 우선순위에 없는 것에는 소비를 아끼기 때문이다. 이들은 가심비(조금 비싸더라도 마음의 만족을 중시)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나뉘던 기존 소비 패턴과는 달리, 두 가지를 모두 추구하는 특성을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앰비슈머는 평소에는 저가 소비를 추구하지만 특별한 날이나 자신의 수고를 덜어주는 서비스에는 고가여도 기꺼이 지갑을 연다”며 “또 점심에는 건강하고 간단한 샐러드를, 저녁에는 마라탕과 고량주를 먹는 등 건강과 행복을 동시 챙긴다”고 설명했다.

▶뜨는 ‘비건’, 사활 건 ‘친환경’=올해 유통업계의 새로운 부가가치는 친환경에서 비롯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회용 플라스틱 근절, 식물성 고기, 동물복지 인증 식품 등 친환경 요소가 각광받으면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를 ‘그린오션’이라 칭하고 2020 외식 경향의 핵심어 중 하나로 제시했다.

그린오션은 친환경 가치를 경쟁요소로 삼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시장을 의미한다.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블루오션도 아닌 제3의 영역인 셈이다.

지난해 커피 전문점 일회용컵 규제로 본격화한 친환경 움직임은 최근 새벽배송 업체의 전방위적인 포장재 전환, 주류업계의 유색 페트병 퇴출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편의점 업계도 그린오션을 키울 전망이다.

지난해 하반기 CU와 세븐일레븐 등은 앞다퉈 비건 도시락을 출시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에너지 절감설비를 도입하는 등 친환경 요소를 접목한 편의점 ‘그린 스토어’를 최근 서초구 잠원동에 오픈하기도 했다.

이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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