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회장후보 손태승 단독추천 발표 서두른 까닭은?

1월 중순 예상 깨고 앞당겨

손회장 징계예고 반발 분석도

우리금융그룹 이사회가 예상보다 서둘러 손태승〈사진〉 현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단수 추천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당초에는 1월 중순께 열리는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 이후에나 우리금융의 승계구도가 베일을 벗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일각에선 손 회장에게 중징계를 예고한 금융감독원에 대한 반발이란 분석도 나온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1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위원들 사이에 경영상의 불확실성과 지배구조 불안정을 해소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파생금융상품(DLF) 사태로 인한 제재심을 앞두고 있으나 조직의 불안정을 다스리는 게 더 절실했단 설명이다. 우리금융은 아직 자회사 대표이사, 우리은행 임원진 인사를 발표하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권 안팎에선 지난해 12월 30일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손태승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발표하자 파장이 일었다. 은행권 안팎에선 우리금융 측이 회장 인선 절차 착수 시점을 1월 중순 이후께로 예상하고 있었는데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이사회가 회장 단수 추천에 나서면서 또다른 원인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었다. 실제로 우리금융에 대한 제제심 개최 주체인 금감원은 우리금융 측의 회장 인선 절차의 경위 파악에 나서기도 했다.

우리금융 임추위원들은 지난해 11월 26일 이후 경영승계 일정, 방식 등을 논의했다. 이달 들어선 손 회장과 우리카드, 우리종금, 우리FIS 등 자회사 사장을 쇼트리스트로 추리고 최종 검증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임추위 내부적으로는 DLF 사태로 인해 우리은행은 물론 손 회장을 비롯한 일부 경영진들이 제재 대상이 된 것이 고민 지점으로 떠올랐다. 회장 인선과 금감원 제제 시기가 맞물리면서 두 변수가 상관관계로 엮여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측 이사회 한 관계자는 “제재리스크가 불거지면서 다들 고민이 많았고 치열하게 토론을 했다”고 말했다. 승계절차 개시 사실을 대외적으로 공개할 경우 논란이 불거질 것을 감안해 철저히 내부 토론 과정도 비공개로 진행했다는 설명이었다.

이사회의 결론은 ‘기다릴 수 없다’로 모아졌다. 제재심이 열릴 내달 16일 하루만에 최종 제재가 확정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승계절차를 마냥 늦출 순 없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우리금융은 CEO의 징계 리스크를 안고 새해를 맞이하게 됐다. 손 회장은 최근 금감원으로부터 ‘문책경고’를 사전 통지받았다.

우리금융이 예상보다 이르게 차기 회장 후보를 추천하면서 금융권에선 당국에 대한 항의 표시라는 해석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감원이 CEO를 겨냥해 중징계 처분을 통보한 건 지나치다는 게 우리금융의 생각일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에서도 우리금융의 회장 선임 절차의 배경과 이후 상황을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제재심에 정통한 한 인사는 “민간위원들이 고강도 징계에 공감하는 인물들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금융은 회장-우리은행장 겸직 체제도 끝내기로 했다. 이에 따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늦어도 1월 설연휴 전에 새 우리은행장과 자회사 사장 후보를 낼 계획이다.

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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