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새해 불꽃놀이 대신 화염병·최루탄

홍콩 새해맞이 불꽃놀이, 10년 만에 취소

홍콩 최대 관광지인 침사추이 지역에서 24일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가스를 쏘아대자 시위 참가자들이 달아나고 있다. [연합=헤럴드경제]

화려한 불꽃놀이로 매년 수많은 관광객을 모았던 홍콩의 새해 첫날이 올해는 화염병과 최루탄 연기가 자욱한 모습으로 기록됐다.

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홍콩의 새해맞이 카운트다운 불꽃놀이는 인파가 한꺼번에 거리로 쏟아져나올 경우 대규모 시위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찰의 우려로 인해 취소됐다. 홍콩의 새해맞이 불꽃놀이가 취소된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다. 대신 홍콩 도심 항만인 빅토리아 하버 인근의 고층 빌딩 옥상에서 레이저를 쏘아 올려 라이트 쇼를 연출하고 소규모 불꽃놀이가 진행됐다.

홍콩 시위대는 7개월간 지속된 시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시위대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전날 밤 홍콩 곳곳에서 시위를 벌였다. 매년 12월 31일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침사추이, 란콰이퐁 등에서 시위대는 다섯 손가락을 펴 보이며 “5대 요구 하나도 빼놓을 수 없다”, “광복홍콩 시대혁명”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위대의 5대 요구 사항은 ▷송환법 공식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이다.

시위가 가장 격렬하게 발생한 몽콕 지역에서는 경찰이 최루탄, 고무탄 등은 물론 최루액을 섞은 물대포까지 동원해 시위대 해산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홍콩의 저명 작가 탕시우와(鄧小樺)가 경찰이 쏜 최루탄에 왼쪽 눈 주변을 맞아 피를 흘리기도 했다.

시위대는 코즈웨이베이, 완차이, 타이포 등 주요 지하철역을 연결하는 ‘인간 띠 시위’를 벌였으며, 프린스에드워드 역 인근에서는 ’8·31 사건’ 4개월 추모 시위를 했다. 앞서 지난 8월 31일 경찰은 프린스에드워드 역에서 지하철 차량 내부까지 들어가 시위대와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구타하며 체포했다. 이후 프린스에드워드 역에서 시위대 3명이 사망했다는 소문이 급속히 퍼졌다.

홍콩 경찰은 체포한 임신부를 가혹하게 대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달 30일 저녁 틴수이와이 지역에서는 보행 터널 벽에 시위 포스터 등을 붙이던 남녀 6명이 체포됐는데, 이 가운데 22세 임신부가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경찰의 지시에 따라 길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었는데, 몸이 불편했던 임신부는 몸이 불편해 수차례 구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이 임신부를 체포한 후 4시간 뒤에야 병원으로 이송해, 임신부를 지나치게 가혹하게 대했다는 여론의 비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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