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의 입’ 열리면 다칠라…공포 빠진 닛산·좌불안석 일본

곤 전 회장 8일 기자회견에 관심 증폭 사법제도 허점 드러낸 일본도 노심초사

의문투성이 탈주 ‘헐리우드 스릴러’급 NYT “탈주 전 영화 ‘버드맨’ 제작자와 접촉”

[AP=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일본에서 레바논으로 도주한 카를로스 곤(66·사진) 전 르노닛산자동차 회장의 ‘입’에 이 회사 임원들이 숨을 죽이고 있다. 곤 전 회장이 오는 8일 기자회견을 열기로 하면서다. 10년 만에 최악의 실적과 주가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는 닛산의 현 임원들로선 곤 전 회장이 그들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사안을 폭로할지에 노심초사한다는 것이다.

3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엔도 코지 SBI증권 선임 애널리스트는 “닛산과 르노엔 곤 전 회장이 입을 열면 정말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취임한 우치다 마코토 닛산 최고경영자(CEO) 앞엔 해결해야 할 사안이 산적해 있다. 경영 악화로 1만2500개의 일자리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고, 판매 회복을 위해 신차도 내놓아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른바 ‘곤의 탈주극’으로 시선이 분산돼 집중을 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는 지적이다.

앞서 곤 전 회장은 자택 구입 대금을 회사에 부담시키고 유가증권 보고서에 자신의 보수를 약 91억엔(한화 약 968억원) 축소 기재했다는 혐의 등으로 2018년 11월 일본 하네다 공항에서 체포됐다 보석으로 풀려나 사실상 가택연금 상태였다.

그는 지난해 말 재판을 앞두고 레바논으로 도주했다. 이 과정에서 악기상자에 몸을 숨겼다는 추론이 부각하면서 ‘헐리우드 스릴러’에 버금가는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도주계획은 곤 전 회장의 아내가 짰다고 알려지기도 했는데, 곤 전 회장은 이를 일축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곤 전 회장은 일본 탈출을 위해 헐리우드 영화 제작자 존 레셔와 접촉했다고 보도했다. 존 레셔는 2014년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버드맨’을 제작했다. NYT는 곤 전 회장은 레셔를 통해 자신의 처지를 영화화할 수 있는지 타진해 동정적 견해를 확산시키려 했으리라고 추론했다.

‘곤의 탈출’에 일본 등 관련국은 벌집 쑤셔놓은 듯하다. 주요 범죄 피의자가 국제공항을 통해 빠져 나갔다는 점에서 체면을 구긴 일본 수사당국은 전날 곤 전 회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터키 당국은 곤 전 회장이 자가용 비행기로 터키 이스탄불 공항을 경유하는 걸 도운 혐의로 비행사 등 7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은 그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시선은 오는 8일 열릴 곤 전 회장의 레바논 베이루트 기자회견에 쏠린다. 곤 전 회장은 레바논에 도착한 직후 “드디어 언론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한 걸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곤 전 회장이 자신을 공격한 닛산 임원을 거론해 파문을 일으킬 수 있다고 예상한다. 주요 외신은 그 대상으로 곤 전 회장의 후임자들을 꼽고 있다. 곤 전 회장은 탈주 뒤 일본의 사법제도를 강하게 비판했기에 일본 정부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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