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충돌] 원유가격 불안정 장세 전망…“1분기 배럴당 60~70달러”

아람코 주식 급락, 원유ㆍ선물가격 급등 미 국무부 “이란의 사우디 미사일 공격 위험”

전문가들 “배럴당 70달러, 최악 가정한 것”  안전자산 금 시세 2013년 이후 최고치 경신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미국과 이란의 충돌로 원유가격의 불안정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폭사’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원유 생산 시설이 밀집해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를 공격할 것이란 우려가 점증해서다.

시장에선 이미 원유가격에 최악의 상황이 반영돼 있다고 판단하지만, 올해 내내 중동 정세는 ‘세계 경제의 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는 지난 5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내 군사 기지와 에너지 시설에 대한 미사일 공격의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예메니 국경 인근, 군사 기지, 석유·가스 시설 등을 공격 예상 대상으로 거론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이 솔레이마니 사망에 대한 보복을 한다면 이란 내 50여곳을 공격 목표지점으로 정해놨다”고 경고한 뒤 나온 것이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두 나라 간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중동 주식 시장은 혼돈에 빠졌다. 지난달 거래가 시작된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 주가는 이날 중동 시장에서 1.7% 급락했다. 앞서 미국 직원들이 이라크를 빠져 나간다는 소식이 미·이란 간 직접 충돌 우려와 겹쳐지며 원유가격은 지난 3일 전날보다 3.6% 상승, 배럴당 68달러(브렌트유)를 넘어섰다. 파생상품 가격도 오름세다.

미국과 이란 간 물리적 충돌 우려가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 향방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사우디아라비아 라스 타누라에 있는 아람코의 정유시설이다. [AP=헤럴드경제]

헬리마 크로프트 RBC캐피털마켓의 원자재 수석전략가는 “우린 (이란의) 모든 공격적인 반응에 대비해야 한다”며 “‘보복의 순환’ 국면에 들어섰으며 시장은 올해 계속 민감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 뿐만 아니라 이라크도 타깃으로 삼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라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중 두 번째 큰 원유 생산국이다. 하루 465만 배럴을 뽑아낸다. 수출 물량의 상당수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이란은 전쟁이 시작하면 이 지점을 봉쇄하겠다고 반복적으로 위협해왔다.

다만, 원유가격이 이제껏 많이 올랐기에 추가 상승 여지는 많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부다비에 본사를 둔 컨설팅사 마나그룹의 자파 알타이에 상무는 “원유시장은 항상 최악을 가정하고, 일반적인 리스크는 이미 가격에 반영돼 있다”며 “배럴당 70달러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한 것으로, 우린 이 의견을 유지한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1분기엔 유가가 60~70달러 범위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했다.

원유 공급의 최대 리스크는 이라크 남부지역에 대한 공격으로 예상된다. 이란은 최근 몇 달간 이 지역에서 원유탱크와 에너지 기반시설 공격을 노렸다. 크리스토프 루엘 하버드대 에너지 정책 연구원은 “이란은 줄타기를 하고 있으며 너무 공격적으로 나온다면 보복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싱가포르 시장에선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가격이 2.3% 오른 1온스당 1588달러를 기록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2013년 4월 이후 최고치다. 금 시세는 약(弱) 달러, 초저금리, 무역전쟁 등의 요인 때문에 10년만에 연간 최대 수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