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공포 은행권…제재 수위 촉각

DLF 이어…우리·하나은 먹구름 은행권 “단순 판매 역할만” 항변 금감원, 회계실사 결과 곧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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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결합펀드(DLF) 사태가 일단락 되는 듯하더니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에 펀드런 조짐이 나타나면서 다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DLF가 구조상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판매과정에서의 문제에 무게중심이 실렸다면, 라임펀드는 사실상 ‘사기’에 가까운 상품을 가려내지 못한 결과라는 점에서 사안이 엄중하다.

지난해 10월 라임자산운용은 3개 모(母)펀드(테티스 2호·플루토 FI D-1호·무역금융)에 재간접투자한 자(子)펀드의 상환과 환매를 연기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금융감독원이 취합한 자료를 보면 환매·상환 연기 대상 펀드에 투자된 금액은 1조5500억원에 달한다. 우리은행(3259억원), 하나은행(959억원), 부산은행(427억원)을 비롯해 7개 국내은행들이 문제가 된 라임펀드를 판매했다.

이에 은행들은 “운용사의 펀드 운용 과정에서의 부실은 인지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상품의 설계에도 관여했던 DLF와 달리 라임펀드는 단순히 판매처 역할만 했다는 항변이었다.

지난 연말부터 투자자들은 판매사(은행)들이 판매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온전히 펀드의 특징이나 손실 가능성을 알리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법무법인 광화, 한누리 등은 이달 말까지 라임펀드 투자자들을 모집해 자본시장법 위반 등을 문제삼아 손해배상 소송 등을 청구할 계획이다.

현재 라임펀드 투자자들이 가입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판매처에서 겪은 불완전판매 진술이 이어지고 있다. 로펌들은 투자자들에게 ▷담당 프라이빗뱅커(PB)들이 펀드를 권유한 방법 ▷펀드의 위험성·손실률에 대한 설명 여부 등을 기술한 진술서를 준비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금감원은 작년 11월부터 삼일회계법인이 진행하는 라임펀드에 대한 회계실사 결과를 조만간 발표한다. 여기에 투자자들의 손실률이 구체적으로 담기면 DLF 사태와 비슷한 전철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이미 DLF와 관련해 최고경영자(CEO)와 기관이 금감원의 제재가 예고된 상태다. 손태승 우리금융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은 문책경고,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주의경고가 유력하다. 금융회사 임원이 문책경고를 받으면 현 임기는 마칠 수 있지만 새롭게 임기를 시작할 수 없다.

만약 라임펀드에서까지 두 은행의 잘못이 드러난다면 세 사람 모두 향후 등기임원 연장 및 선임에 제약을 받게 된다. DLF 제재심에서 최대한 정상이 참작돼 감경을 받더라도 이후 라임펀드 관련 제제를 받을 때 가중처벌이 이뤄질 수 있어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결과가 나오는대로 라임자산에 대해 상환계획 재수립을 요구하고 투자자보호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은행을 비롯해 라임펀드 주요 판매사들은 공동대응반을 운영하고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이들은 투자자 손실 수습과는 별도로,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법적대응도 검토하고 있다. 라임펀드가 사기라면 판매사인 은행 역시 피해자라는 논리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폰지사기 의혹 등이 밝혀지면 판매사들도 운용사에 책임을 물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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