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사우디 왕자, 대범한 사기극으로 800만불 ‘꿀꺽’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왕자 행세로 무려 8백만 달러(약93억원)를 빼돌린 대규모 사기극의 전모를 미국 CNBC방송이 6일(현지시간) 자세히 보도했다.

2016년 미국 남부 플로리다를 중심으로 고급차와 시계 등으로 무장한 사우디 왕자가 나타났다. 호화 요트와 제트기 사진도 SNS에 가득했다. 자신의 반려견인 치와와를 데리고 다니기 위한 이동가방은 무려 2700달러짜리였다.

칼리드 빈 알 사우라는 이 남성은 하지만 사실은 콜롬비아에서 태어나 어릴 때 미국으로 입양된 사기꾼이었다.

그가 자신의 소유라고 밝힌 펜트하우스는 단기 임대했을 뿐이고 자동차에 붙은 외교관 번호판은 온라인 경매 사이트에서 사 붙인 것이었다. 사우디 왕실 관련 로펌과 은행 이름이 적혀 있는 서류는 위조된 것이었다.

하지만 이 사기꾼은 자신이 아람코의 지분을 상당히 갖고 있는 거부라고 소문냈고 많은 사람들이 속아넘어갔다. 간혹 자신의 정체를 의심하는 사람이 있으면 오히려 “내 부모가 누군지 아느냐!”며 몰아세웠다.

그는 투자자에게 아람코 IPO전에 지분을 싸게 팔겠다고 유혹했다. 아람코 기업가치를 고려할 때 그와 손잡으면 앉아서 5배는 벌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투자자들은 몰려들었고 이 사기꾼은 800만 달러를 손에 쥐었다. 이 돈으로 그는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나갔고 계속해서 사기극을 이어갈 수 있었다.

결국 그는 지난해 3월 외교관 사칭, 신분 도용, 사기 등의 혐의로 18년 형을 선고받고 연방교도소에 수감됐다.

더 기가막힌 것은 그가 이미 10대 시절인 1988년부터 중동 왕족을 사칭해 11차례나 체포 또는 유죄판결을 받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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