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대검 대치→추미애 청와대로→전격발표…’추(秋)풍 강타’

오전 11시 검찰인사위 신경전…신규 검사장 임용 뒷말도

윤석열 의견청취·인사안 정면충돌…추 장관, 돌연 청와대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 윤석열 검찰총장이 7일 오후 경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들어서고 있다. 추 장관은 검찰 고위간부 인사 단행을 앞두고 이날 오후 윤석열 검찰총장과 비공개 면담을 할 예정이다.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 윤석열 검찰총장이 7일 오후 경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들어서고 있다. 추 장관은 검찰 고위간부 인사 단행을 앞두고 이날 오후 윤석열 검찰총장과 비공개 면담을 할 예정이다.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취임한지 6일 만인 8일 ‘인사 논의’를 요구해온 윤석열 검찰총장(60·사법연수원 23기)과의 치열한 신경전 속에 한동훈 반부패강력부장(47·27기)과 박찬호 공공수사부장(54·26기) 등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검 참모진을 대거 교체하는 검찰 고위간부에 대한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전광석화 같은 검찰인사위원회 개최에 이어 법무부 인사안 제시 여부 및 윤 총장에 대한 의견 청취를 둘러싸고 하루 종일 법무부와 대검간 정면충돌 양상을 빚던 사이에 추 장관이 청와대를 깜짝 방문한 뒤 일과시간이 지난 저녁에 발표되는 등 적지 않은 우여곡절 속에서 이뤄졌다.

◇檢인사위 개최 놓고 아침부터 법무부·檢 신경전…류혁 임용 부결도

이날 오전부터 법무부와 대검 사이엔 긴장감이 흘렀다. 법무부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정부과천청사에서 검찰인사위를 열고 고검장 및 검사장급 등 고위간부에 대한 승진·전보 인사를 논의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대검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대검에 따르면, 법무부는 전날(7일) 추 장관과 윤 총장의 면담이 끝난 이후 대검에 ‘검찰에서 먼저 인사안을 만들어 내일(8일) 오전까지 법무부로 보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윤 총장은 “검사 인사 주무부서인 법무부 검찰국에서 검사 인사안을 먼저 만들어 그 안을 토대로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을 만나 의견을 들은 후 인사 협의가 끝나면 대통령께 제청하는 것이 법령과 절차에 맞다”며 “법무부에서 준비 중인 인사안을 먼저 보내주시면 검토 후 의견을 드리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검찰총장과 대면 협의를 거절하고 ‘법무부 인사안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인사안 제시도 거절했다고 한다.

그런데 직후인 7일 오후 7시30분쯤 법무부가 대검에 연락해 ‘법무부 인사안이 있으니 내일(8일) 오전까지 검찰과장을 통해 전달하겠다’고 알려왔다고 한다. 강남일 대검 차장검사는 같은날 오후 9시쯤 8일 인사위원회 개최를 통보받았다고 한다. 결국 강 대검차장은 인사안을 받아보지도 못한 채 검찰인사위에 참석하게 된 것이다. 검찰 내에선 “어떻게 인사안도 보여주지 않은 채 검찰인사위를 개최하고, 개최 일정도 한밤중에 통보할 수 있느냐”고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검찰인사위는 2시간10분만에 종료됐다. 검찰인사위 종료 직후 언론을 통해 검찰인사위에서 검토한 신규 검사장 후보 명단에 검사 출신으로 삼성전자 법무팀 변호사를 지냈던 류혁 전 창원지검 통영지청장(52·26기)이 포함된 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법무부는 류 전 지청장을 검사로 다시 임용한 뒤 검사장 보직인 검찰국장직에 보임하는 것을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류 전 지청장에 대한 법무부 면접은 검찰인사위 개최 2시간 전인 오전 9시에 진행됐다. 그러나 류 전 지청장의 검사장 신규 임용은 인사위에서 부결됐다. 법무부는 인사위가 끝난 뒤 “인사시기에 맞춰 재임용이 신청된 퇴직검사 1명에 대한 임용 적격 여부도 심의했다”고 류 전 지청장에 대한 심의가 이뤄졌음을 시사했지만, 부결 여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검찰 내부에선 “청와대와 법무부가 꼼수를 부리다가 실패한 것”이라는 뒷말이 들렸다.

◇추미애-윤석열, 대면 의견청취·인사안 놓고 감정섞인 설전

추 장관이 윤 총장으로부터 검사 인사에 대한 의견 청취 여부를 놓고선 법무부와 대검은 감정 섞인 듯한 신경전까지 벌였다.

법무부는 검찰인사위가 끝난 직후 기자단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법무부 장관은 금일 오전 출근 직후부터 검찰인사 관련 검찰총장을 대면해 직접 의견을 듣기 위해 검찰총장에게 일정을 공지한 상태”라며 “법무부 장관은 제청 전까지 다른 일정을 취소하고 인사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추 장관이 윤 총장에게 검사 인사에 관한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만나자고 했으나 대검이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는 취지였다.

이에 대해 대검은 추 장관이 윤 총장을 이날 오전 검찰인사위 개최(오전 11시) 30분을 앞두고 윤 총장을 호출한 것은 ‘요식절차’에 그칠 우려가 있어 거절했다며 반발했다. 검찰총장을 법무부로 부른 것도 전례 없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대검은 법무부가 문자공지를 한 이후 전날(7일) 추 장관과 윤 총장의 면담 직후부터 이날까지 상황에 대해 설명하면서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러자 법무부도 곧장 검찰이 먼저 인사안을 만들어 보내달라고 한 사실이 없으며, 검찰인사위 개최 직전 윤 총장을 호출한 이유 역시 “장관이 전향적으로 검찰총장과 직접 대면해 인사 관련 의견을 듣기로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법무부는 특히 “그럼에도 검찰총장이 면담 시간에 도착하지 않았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법무부는 인편으로 인사안을 미리 검찰총장에게 전달하고 제3의 장소에서 법무부 장관과 면담하자는 대검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검찰총장이 검찰 인사에 대한 의견을 제출해 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대검도 재차 전날 퇴근시간 직전 윤 총장이 추 장관으로부터 ‘총장이 검사장 인사안을 먼저 만들어서 내일 오전까지 보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재반박했다. 대검은 “검찰총장은 현재까지 이와 같은 구체적 인사안에 대해 법무부로부터 전달받거나 통보받은 사실이 없다. 법무부에서 구체적 인사안을 보내오면 충실히 검토해 의견을 개진할 것”이라고 했다.

◇추미애의 깜짝 靑 방문…오후 7시30분 인사발표

이런 갈등으로 추 장관과 윤 총장의 비공개 회동 여부가 주목받던 사이 추 장관이 이날 오후 5시에 청와대를 깜짝 방문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를 두고 윤 총장의 의견을 청취하지 않고 인사를 제청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관측과 검찰국장 보직이 틀어진 만큼 윤 총장에 대한 의견 청취를 앞두고 청와대와 의견 조율을 거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엇갈렸다. 이 시간 윤 총장은 대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추 장관의 청와대 방문 사실이 알려진 이후 청와대와 법무부 안팎에선 ‘인사 강행’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오후 6시를 조금 넘겨선 이미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가 이뤄졌고, 오후 7시쯤 인사가 발표될 것이라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결국 일과시간이 지난 오후 7시30분쯤 검찰 고위직 인사가 단행됐다.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도 안된 시점이었다. 인사는 그간 언론의 예상대로 윤 총장의 대검 참모들이 전원 교체됐고, 사실상 청와대를 겨냥한 수사지휘라인이 뿔뿔이 흩어지는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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