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청와대 출신 ‘텃밭행’ 분위기…“왜 험지 아닌 안전지대냐” 볼멘소리도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알려진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은 4·15 총선 출마를 위해 청와대를 떠나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불출마를 선언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 나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30일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뒤)과 고민정 대변인이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헤럴드경제]

4월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은 주요 여권 인사들의 기용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특히 일부 청와대 인사들의 전략적 배치에 대한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이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나오고 있다.

8일 여권에 따르면 청와대 출신 출마자들은 최소 50여명에 이른다. 지난 6일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과 주형철 경제보좌관이 사표를 내고 총선 준비에 나섰고, 앞서 지난해엔 권혁기 전 춘추관장,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등도 총선 대열에 합류하기도 했다.

가장 관심을 모은 윤 전 실장은 서울 구로을에 출마하기로 잠정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로을은 박영선 중기기업벤처부 장관의 지역구로 민주당의 텃밭으로 여겨진다. 당초 당은 윤 전 실장에게 경남 양산에 출마할 것을 제안했으나 윤 전 실장이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유은혜 교육부총리 등 불출마를 선언한 장관들의 지역에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등을 투입하는 방안을 놓고도 고민 중이다.

이와 관련해 고 대변인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때가 되면 말씀드릴 시기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출마 결정 여부에 대해 “고심 중에 있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선 청와대 인사들의 ‘총선 러쉬’를 두고 불만과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청와대 근무 경력까지 있는 인사들이 왜 험지가 아닌 여당 텃밭을 노리냐는 것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일하는 명예까지 누렸으면 총선에서 당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이 도리인데 일부 인사들은 자신이 살아 남을 수 있는 안전지대만 찾아가고 있다”며 볼멘 소리를 냈다.

또 다른 일각에선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향후 당 내에 전면적으로 포진하게 되면 당정 관계 변화 역시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와대 출신들이 국회에서 당이 아닌 청와대의 목소리를 더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청와대 출신들의 국회에 입성하면 정부에 힘을 싣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한편으론 야당과의 대화 측면에선 협상의 여지를 줄일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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