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 다 잘린’ 윤석열 거취는?…“사퇴 가능성 낮다”지배적

수사권 조정 등 현안 산적… 청와대 사건 관여 여부 변수

1988년 총장 임기제 도입했지만 외풍 잦아 정상 퇴임 8명 뿐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8일 단행된 검찰 인사로 인해 윤석열(60) 검찰총장이 별도 거취 표명을 할 지 주목된다. 대검 참모진이 대거 좌천 인사조치됐지만, 현재로서는 사표를 던질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번 인사를 통해 물갈이된 대검 핵심 보직은 한동훈(47·사법연수원 27기) 반부패·강력부장과 박찬호(54·26기) 공공수사부장이다. 조국(56) 전 장관 가족비리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을 수사한 데 따른 문책성 조치다. 이밖에 강남일(51·23기) 대검 차장과 이원석(51·27기) 기획조정부장 등 조직운영 업무 핵심 보직도 물갈이됐고, 윤 총장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대진(56·25기) 수원지검장 역시 비수사 보직인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밀려났다.

검찰 내부에서는 ‘총장의 수족을 잘랐다’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로 고강도의 문책성 인사가 단행됐지만, 아직 절반 이상의 임기가 남은 윤 총장이 거취 표명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더 많다. 윤 총장은 과거 박근혜 정부 초기 국가정보원 선거개입 사건 수사를 강행했다가 지방 한직을 전전했을 때도 검찰을 떠나지 않았다.

대검 참모진들 사이에서도 이번 인사가 청와대 관련 사건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지만, 집단 항명 분위기는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다. 검찰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도입과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굵직한 현안을 대면하고 있다는 점도 윤 총장의 운신 폭을 좁게 만드는 요소다. 사표를 던질 경우 청와대의 문책성 인사조치가 총장의 측근 지키기로 희석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다만 향후 조 전 장관 사건 공소유지나,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사건 수사 상황에 문제가 생길 경우 윤 총장이 과감하게 사의를 표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두 사건을 총괄하는 서울중앙지검장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법대 후배인 이성윤(58·23기) 법무부 검찰국장이 발탁됐다.

이 국장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4년 대통령 사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장을 지내며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문 대통령과 함께 일했다. 대통령 측근이 중앙지검장에 기용되면 청와대의 사건 장악력이 그만큼 올라갈 수 밖에 없다. 후속 인사를 통해 두 사건 지휘라인인 신봉수(48·29기) 2차장과 송경호(50·29기) 3차장검사도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검찰총장은 2년간 임기를 보장받기 때문에 징계를 받지 않는 한 해임이 불가능하다. 검찰총장 임기제는 정치적 중립성을 담보하기 위해 1988년 도입됐다. 하지만 정치적 역학구도에 따라 총장이 스스로 물러나는 형식을 통해 사실상 경질되는 경우가 잦다. 역대 검찰총장 중 임기를 채우고 퇴임한 사례는 8번 뿐이다. 윤 총장의 전임자인 문무일 총장은 무탈하게 2년을 채웠고, 그 이전인 김수남 총장은 임명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을 구속시킨 직후 자진해서 사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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