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 피한 미·이란]안도하는 글로벌 금융시장…미·아시아 증시 상승에 국제유가 급락

트럼프 “무력대신 경제제재”성명에 안도

나스닥지수 사상 최고, 일본ㆍ호주도 상승

투자자, 이란보다 미-중 1단계 무역합의 관심

WTI 59.61달러로 하락ㆍ금 0.9% 내려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일촉즉발 단계까지 치닫던 이란 발(發) 위기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8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로 누그러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도 진정 국면에 들어섰다. 미 증시의 주요 지수는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연일 급등세를 보여 세계 경제를 위협했던 국제 유가도 급락세로 돌아섰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무력 사용 대신 경제 제재를 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대국민 연설에 일제히 안도했다.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 지수는 161.41포인트(0.56%) 상승한 2만8745.0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5.87포인트(0.49%) 올라 3253.05를 찍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이날 장중가와 마감가 모두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9129.24(0.67% 상승)에 장을 마감했다.

아트 호건 내셔널시큐리티의 수석전략가는 AP통신에 “최소한 지금, 보복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며 “시장은 더 움직일 수 있다”고 했다. 모나 마한잔 알리안츠글로벌의 투자전략자는 블룸버그TV에 “저금리에 저인플레이션등의 배경을 살펴본다면 주식엔 유리한 환경”이라고 했다.

미·이란의 충돌보단 다음주로 예정된 미국과 중국간 1단계 무역합의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에 투자자들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걸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아울러 10일 발표될 지난해 12월치 미국 비(非)농업 고용지표가 미국 경제의 건전성을 읽을 수 있는 단서라는 점에서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로 꼽힌다.

미국 증시의 영향을 받아 일본과 호주 증시도 이날 오름세로 장을 시작했다. 시장을 억누르던 지정학적 위기로 인해 전날 하락세를 보였던 데서 반등한 것이다. 투자자들은 미국과 이란 간 충돌은 억제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걸로 읽힌다.

미국과 이란 간 충돌 격화로 가장 급박하게 돌아갔던 국제유가 흐름도 한 시름 더는 국면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4.9% 하락한 59.61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3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3% 이상 떨어진 66달러선에서 거래됐다.

국제유가는 전날 밤 한 때 5% 안팎으로 치솟기도 했지만,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 가능성이 줄어들자 급락했다.

브잔 쉴드롭 SEB 애널리스트는 “원유 공급의 단 한 방울도 최근 사태 때문에 사라지지 않았다”며 “이것이 유가가 급락한 이유”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원유가격 하락엔 미국의 유류 재고량이 많다는 보고서가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본다.

불안심리가 줄어들면서 국제 금값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의 종가는 전날보다 온스당 0.9%(14.10달러) 내린 1560.20달러였다. 지속적으로 오르던 금값이 떨어진 건 11거래일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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