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강한 기업엔 ‘G·L·I·M(등불)’ DNA가 있다

좁은 국내에서 벗어나 해외시장 공략

농심, 미국 정면승부…LG생건, 중국 덕 톡톡

신세계백화점 등 명품·럭셔리 승승장구

스벅 등 끊임없는 혁신으로 서비스 UP

휠라·스파오, 밀레니얼 공략 질주

 

‘GLIM(Global·Luxury·Innovation·Millennials)’.

유통업계가 내수 경기 부진으로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는 가운데서도, 유독 빛을 내는 기업들을 관통하는 DNA다.

이들 기업은 해외시장(Global) 공략에 성공했거나 고급화(Luxury)나 혁신(Innovation)을 통해 발생한 성과가 수익으로 연결되고 있었다. 여기에 톡톡튀는 감각으로 주력 소비층으로 떠오른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s)의 눈길을 사로잡은 기업들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농심·LG생건, 해외에서 답을 찾다=불황에 강한 유통기업들의 특징 중 하나는 해외시장 공략에 성공한 기업이 많다는 점이다. 좁은 내수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해 매출 규모는 물론 수익성도 좋아졌다. 특히 동남아나 중동, 아프리카 등이 아니라 미국이나 중국, 유럽 등 주요 소비 시장에서 성과를 보였다는 점에서 예년과 다른 모습이라는 평가다.

해외에서 답을 찾은 대표적인 기업은 바로 농심이다. 농심은 글로벌 주요 소비 시장인 미국에서 정면승부를 한 결과, 미국 소재 월마트 전 점포에 신라면을 입점시키는 쾌거를 이뤘다. 덕분에 올해 미국 시장의 매출이 2억5300만 달러, 전체 해외 매출은 8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30%에 육박할 전망이다. 농심은 이에 그치지 않고, 올 상반기 중 미국 LA 인근 코로나 지역에 제2공장을 착공, 시장을 넓힐 계획이다. 이 공장은 건면과 생면 설비를 갖추고 있어 건강을 생각하는 고객들을 위한 프리미엄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LG생활건강은 중국 사업 덕을 톡톡히 봤다. 중국 럭셔리 화장품 시장이 성장하면서 ‘후’ 시리즈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라인 제품들이 날개돋힌 듯 팔렸기 때문이다. 이에 3년 전까지만 해도 22.2%에 불과했던 LG생건의 해외 매출 비중은 지난해 3분기말 현재 34%까지 늘었다. 해외 시장과 비슷한 면세시장에서도 중국 보따리상들이 LG생건의 프리미엄 제품을 찾으면서 면세 사업 비중이 41%까지 치솟았다. LG생건은 해외시장의 성공에 힘입어 지난해 업계 1위를 탈환하기도 했다.

▶신세계百·롯데홈쇼핑, ‘명품’ 잡고 고급화=최근 ‘플렉스 소비’가 확산하면서 명품 소비가 급증했다. 플렉스란 ‘과시하다’, ‘지르다’는 뜻으로 통용된다. 플렉스 열풍에 프리미엄을 내건 기업들이 승승장구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국내 백화점 빅3 가운데 명품 브랜드를 가장 폭넓게 갖췄다. 최근 강남점은 연매출 2조원을 달성한 배경이기도 하다. 신세계백화점의 명품 매출 비중은 2017년 21.7%, 2018년 24.1%, 2019년 30.5%로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23.5% 수준인 업계 평균보다 높은 비중이다. 특히 2030 고객의 명품 매출은 전년 대비 49.2% 신장했다.

홈쇼핑도 럭셔리에 꽂혔다. 롯데홈쇼핑은 자체 브랜드(PB)인 ‘LBL’ 최고가 코트로 대박 행진을 이어갔다. 밍크보다 10배 비싼 명품 소재로 만든 ‘친칠라 피아나 후드 롱코트’(399만원)가 론칭 방송에서 60분간 주문금액 30억원을 기록하며 완판된 것. 지난해 롯데홈쇼핑의 100만원대 이상 고가 상품 주문 건수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힘입어 롯데홈쇼핑의 작년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3% 상승한 250억원 기록, GS홈쇼핑과 CJ오쇼핑을 제치고 취급고 1위로 부상했다.

▶하이트진로·스벅, “혁신 없인 정체”=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작은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거안사위(居安思危, 편안할 때도 위태로울 때를 생각하라) 각오로 계속 도전하자”라고 했다. 지난해 내놓은 맥주 ‘테라’ 등의 성과에 도취되지 말고, 지속적으로 혁신을 추구해 성장세를 이어가자는 것이다. 이처럼 불황 속에서도 빛난 기업들의 핵심 원동력은 끊임없이 도전을 이어가는 ‘혁신’의 태도로 보인다.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독주 중인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소비자 편의 향상을 위한 서비스 등이 주효했다. 전세계 스타벅스 중 최초로 ‘사이렌 오더’(매장 방문 전 주문·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자체 개발해 혁신에 앞장선 것.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문화가 확산하면서, 운전자 편의성을 위한 서비스인 ‘마이 디티 패스(My DT Pass)’서비스도 처음으로 선보였다. 고객 차량 정보를 연동해 사전에 등록된 스타벅스 카드로 자동 결제하는 서비스로, 지난 2018년 6월 도입 이후 회원수가 70만명을 넘어섰다.

주류시장에선 하이트진로의 약진이 돋보인다. 하이트진로는 한때 맥주 사업을 접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위기에 몰렸지만, 지난해 출시한 ‘테라’ 덕에 위기에서 벗어났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1500만상자(330㎖ 기준, 4억5600만여병) 판매량을 기록,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하이트진로의 맥주시장 점유율이 30% 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신제품이 자주 내지 않은 업계 관행을 버리고 같은 해 신제품 소주 ‘진로’까지 내놓았다. 뉴트로 콘셉트의 이 제품은 한때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로 히트상품이 됐다.

스파오 가로수길점. [스파오 제공]
휠라 글로벌 모델인 BTS 화보. [휠라코리아 제공]

▶ 휠라·스파오, ‘밀레니얼 세대’ 업고 질주=패션 시장 역시 장기 불황의 늪에 빠졌지만 휠라와 스파오는 나 홀로 질주를 하고 있다. 휠라는 밀레니얼 공략을 위해 프리미엄 전략을 버리고 2016년부터 디자인과 마케팅을 파격적으로 바꿨다. ‘아저씨 옷’이란 인식이 강하던 아웃도어 사업은 과감하게 접고, 운동화 가격은 3분의 1 수준으로 확 낮췄다. 밀레니얼 눈높이에 맞춘 결과 ‘코트 디럭스’ ‘디스럽터2’ 등 10대들 사이에서 ‘교복 신발’로 통하는 인기 운동화가 나오면서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이랜드월드의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스파오의 성장세도 매섭다. 2009년 처음 선보인 이후 연평균 성장률만 20% 이른다. 스파오의 인기 비결은 ‘속도’다. 베트남, 인도 등 해외에 생산 기지를 두고 상품 기획부터 매장 판매까지 단 ‘5일’ 만에 끝내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고객 중심 경영은 스파오를 대표하는 컬래버레이션 상품에도 반영됐다.

스파오는 밀레니얼 세대를 대상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심층 설문조사를 진행해 해리포터, 짱구, 도라에몽 등 대박 상품을 냈다. 2015년부터 작년까지 협업 상품으로만 1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누적 상품 수로는 800만개를 판매하며 ‘컬래버레이션 장인’으로 거듭났다. 컨슈머팀

‘GLIM(Global·Luxury·Innovation·Millennials)’.

유통업계가 내수 경기 부진으로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는 가운데서도, 유독 빛을 내는 기업들을 관통하는 DNA다.

이들 기업은 해외시장(Global) 공략에 성공했거나 고급화(Luxury)나 혁신(Innovation)을 통해 발생한 성과가 수익으로 연결되고 있었다. 여기에 톡톡튀는 감각으로 주력 소비층으로 떠오른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s)의 눈길을 사로잡은 기업들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농심·LG생건, 해외에서 답을 찾다=불황에 강한 유통기업들의 특징 중 하나는 해외시장 공략에 성공한 기업이 많다는 점이다. 좁은 내수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해 매출 규모는 물론 수익성도 좋아졌다. 특히 동남아나 중동, 아프리카 등이 아니라 미국이나 중국, 유럽 등 주요 소비 시장에서 성과를 보였다는 점에서 예년과 다른 모습이라는 평가다.

해외에서 답을 찾은 대표적인 기업은 바로 농심이다. 농심은 글로벌 주요 소비 시장인 미국에서 정면승부를 한 결과, 미국 소재 월마트 전 점포에 신라면을 입점시키는 쾌거를 이뤘다. 덕분에 올해 미국 시장의 매출이 2억5300억 달러, 전체 해외 매출은 8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30%에 육박할 전망이다. 농심은 이에 그치지 않고, 올 상반기 중 미국 LA 인근 코로나 지역에 제2공장을 착공, 시장을 넓힐 계획이다. 이 공장은 건면과 생면 설비를 갖추고 있어 건강을 생각하는 고객들을 위한 프리미엄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LG생활건강은 중국 사업 덕을 톡톡히 봤다. 중국 럭셔리 화장품 시장이 성장하면서 ‘후’ 시리즈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라인 제품들이 날개돋힌 듯 팔렸기 때문이다. 이에 3년 전까지만 해도 22.2%에 불과했던 LG생건의 해외 매출 비중은 지난해 3분기말 현재 34%까지 늘었다. 해외 시장과 비슷한 면세시장에서도 중국 보따리상들이 LG생건의 프리미엄 제품을 찾으면서 면세 사업 비중이 41%까지 치솟았다. LG생건은 해외시장의 성공에 힘입어 지난해 업계 1위를 탈환하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롯데홈쇼핑, ‘명품’ 잡고 고급화=최근 ‘플렉스 소비’가 확산하면서 명품 소비가 급증했다. 플렉스란 ‘과시하다’, ‘지르다’는 뜻으로 통용된다. 플렉스 열풍에 프리미엄을 내건 기업들이 승승장구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국내 백화점 빅3 가운데 명품 브랜드를 가장 폭넓게 갖췄다. 최근 강남점은 연매출 2조원을 달성한 배경이기도 하다. 신세계백화점의 명품 매출 비중은 2017년 21.7%, 2018년 24.1%, 2019년 30.5%로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23.5% 수준인 업계 평균보다 높은 비중이다. 특히 2030 고객의 명품 매출은 전년 대비 49.2% 신장했다.

홈쇼핑도 럭셔리에 꽂혔다. 롯데홈쇼핑은 자체 브랜드(PB)인 ‘LBL’ 최고가 코트로 대박 행진을 이어갔다. 밍크보다 10배 비싼 명품 소재로 만든 ‘친칠라 피아나 후드 롱코트’(399만원)가 론칭 방송에서 60분간 주문금액 30억원을 기록하며 완판된 것. 지난해 롯데홈쇼핑의 100만원대 이상 고가 상품 주문 건수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힘입어 롯데홈쇼핑의 작년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3% 상승한 250억원 기록, GS홈쇼핑과 CJ오쇼핑을 제치고 취급고 1위로 부상했다.

▶GS25·스벅, “혁신 없인 정체”=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작은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거안사위(居安思危, 편안할 때도 위태로울 때를 생각하라) 각오로 계속 도전하자”라고 했다. 지난해 내놓은 맥주 ‘테라’ 등의 성과에 도취되지 말고, 지속적으로 혁신을 추구해 성장세를 이어가자는 것이다. 이처럼 불황 속에서도 빛난 기업들의 핵심 원동력은 끊임없이 도전을 이어가는 ‘혁신’의 태도로 보인다.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독주 중인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소비자 편의 향상을 위한 서비스 등이 주효했다. 전세계 스타벅스 중 최초로 ‘사이렌 오더’(매장 방문 전 주문·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자체 개발해 혁신에 앞장선 것.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문화가 확산하면서, 운전자 편의성을 위한 서비스인 ‘마이 디티 패스(My DT Pass)’서비스도 처음으로 선보였다. 고객 차량 정보를 연동해 사전에 등록된 스타벅스 카드로 자동 결제하는 서비스로, 지난 2018년 6월 도입 이후 회원수가 70만명을 넘어섰다.

주류시장에선 하이트진로의 약진이 돋보인다. 하이트진로는 한때 맥주 사업을 접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위기에 몰렸지만, 지난해 출시한 ‘테라’ 덕에 위기에서 벗어났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1500만상자(330㎖ 기준, 4억5600만여병) 판매량을 기록,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하이트진로의 맥주시장 점유율이 30% 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신제품이 자주 내지 않은 업계 관행을 버리고 같은 해 신제품 소주 ‘진로’까지 내놓았다. 뉴트로 콘셉트의 이 제품은 한때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로 히트상품이 됐다.

▶ 휠라·스파오, ‘밀레니얼 세대’ 업고 질주=패션 시장 역시 장기 불황의 늪에 빠졌지만 휠라와 스파오는 나 홀로 질주를 하고 있다. 휠라는 밀레니얼 공략을 위해 프리미엄 전략을 버리고 2016년부터 디자인과 마케팅을 파격적으로 바꿨다. ‘아저씨 옷’이란 인식이 강하던 아웃도어 사업은 과감하게 접고, 운동화 가격은 3분의 1 수준으로 확 낮췄다. 밀레니얼 눈높이에 맞춘 결과 ‘코트 디럭스’ ‘디스럽터2’ 등 10대들 사이에서 ‘교복 신발’로 통하는 인기 운동화가 나오면서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이랜드월드의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스파오의 성장세도 매섭다. 2009년 처음 선보인 이후 연평균 성장률만 20% 이른다. 스파오의 인기 비결은 ‘속도’다. 베트남, 인도 등 해외에 생산 기지를 두고 상품 기획부터 매장 판매까지 단 ‘5일’ 만에 끝내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고객 중심 경영은 스파오를 대표하는 컬래버레이션 상품에도 반영됐다. 스파오는 밀레니얼 세대를 대상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심층 설문조사를 진행해 해리포터, 짱구, 도라에몽 등 대박 상품을 냈다. 2015년부터 작년까지 협업 상품으로만 1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누적 상품 수로는 800만개를 판매하며 ‘컬래버레이션 장인’으로 거듭났다. 컨슈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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