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낭만닥터 김사부2’, 단기간에 흡인시키는 비결들

시간 ‘순삭드라마’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이쯤 되면 신드롬급 조짐이다.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2’ 이야기다. 불과 2회만에 전국 시청률 18%, 최고 시청률 22.1%를 달성했다.(닐슨코리아 기준) 이러다 30%까지 가는 건 아닐까? 시즌1의 후광효과를 등에 업고 출발했던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 정도의 큰 관심은 놀라울 정도다.

‘낭만닥터 김사부 2’의 인기는 우선 내공 있는 강은경 작가의 탄탄한 글이 큰 역할을 한다. 단순히 병원에서 벌어지는, 이 시대 마지막 로맨티스트 의사인 돌담병원 원장 김사부(한석규)와 거대병원 이사장인 ‘빌런’ 도윤환(최진호)과의 갈등 뿐만이 아니라, 병원안에서 병원밖으로 확장돼 사람들과 인생에 대한 성찰을 가능하게 해주는 콘텐츠라는 점이 시청자를 빠져들게 한다.

그러면서 사회 속 구조적인 병폐와 목숨을 다루는 병원 내에서 벌어지는 첨예한 갈등, 그리고 진정한 사람다움, 인간다움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아내고 있다.

김사부(한석규)의 입을 통해 터져 나오는 ‘돌직구 사이다 일침’과 정신을 번쩍 들게 만드는 강력한 호통도 매력적이다. 이 시대 어른 같은 느낌이다. 자칫 꼰대의 잔소리로 들릴 수도 있는 중년세대의 개입이 오히려 젊음이들사이에서도 환영받는 상황을 만들어낸 데에도 강은경 작가의 공이 크다.

하지만 이를 표현하는 한석규의 완전히 풀린 자연스런 명품연기가 없었다면 이 영상 콘텐츠의 매력은 반감됐을 것이다. 한석규는 이성경(차은재 역), 안효섭(서우진 역)에게 카리스마 가득한 ‘돌직구 일침’을 날린 후 뒤에서는 몰래 따스한 배려와 도움을 건네며 참 스승의 진정성을 증명하고 있다.

김사부는 교통사고로 중증 외상을 입은 국방부 장관이 돌담병원 응급실로 오자 이들에게 “살린다. 무슨 일이 있어도 살린다”라고 말하면서 수술실에 들어간다. 한마디로 멋있다. 든든한 기성세대의 모습이다. 요즘 기성세대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 김사부를 보니 안심이 된다.

또 김사부는 1천만 원이 필요해 돌담병원 의사를 하겠다는 서우진에게 “내가 필요한 건 의사야”라면서 일주일 동안 자신이 마음을 바꿔야하는 이유를 제대로 증명하라고 말하며 서우진을 받아들였다. 이 또한 멋있는 어른의 모습이다.

김사부에게는 돈만 주면 뭐든지 하겠다는 한 놈(서우진)과, 수술실만 들어갔다하면 울렁증으로 뛰쳐나가는 또 한 놈(차은재)을 맡겨도 되겠다는 생각이다. 여기에 신인급인 안효섭의 연기는 눈빛이 살아있어 주목하게 만들어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시청자들이 김사부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고 있는 사이, 나타나는 건 ‘빌런’이다. ‘빌런’ 도윤환은 시즌1의 병원장에서 시즌2의 거대재단 이사장이라는 더욱 막대한 권력으로, 김사부 체제를 흔들어놓는다.

도윤환은 김사부가 맡았던 국방부 장관 치료를 박민국(김주헌)에게 맡기려고 한다. 박민국은 자칭 낭만닥터지만, 낭만에 대한 해석은 김사부와는 정반대다. 박민국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낭만은 많이 가진 쪽이 누리는 거고, 무한경쟁 사회에서 낭만은 이기는 쪽이 누리는 거라고 믿는 일반외과의다. 이처럼 대결구도는 복잡하지 않고, 단순화돼 있어 보기에 편하다.

‘낭만닥터 김사부 2’는 병원 외과에서 벌어지는 환자의 치료(수술)에 대한 이야기의 디테일을 갖추고 있고, 이를 스토리텔링 하는 구조의 구축도 잘돼있다. 그러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만드는 ‘순삭(순간삭제)드라마’가 될 수밖에 없다.

기간제 교사(블랙독), 지청 검사(검사내전), 야구 구단 프런트(스토브리그), 판사들을 중심으로 해서 풀어가는 법정(미스 함무라비)의 이야기를 다루는 요즘 장르물들이 실제 그 곳에서 종사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거나 철저한 취재를 거쳐 쓰는 경우가 많아 디테일은 충분히 확보돼 있다.

승부는 스토리텔링에서 난다. 이 점에서 평소 엄청난 공부를 하는 강은경 작가가 쓰는 ‘낭만닥터 김사부 2’는 디테일과 스토리텔링, 거기에서 오는 감동까지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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