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전성시대 …고공비행 2인의‘잠룡’ 2인자 고정관념 깨라

이낙연·황교안 총선 빅매치 최대 이슈

승리땐 유력 대권주자로 발돋음

YS, 이회창 등 키웠지만 대권 실패

직선제 이후 총리출신 대통령 전무

이낙연 국무총리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바야흐로 ‘총리의 시대’다.

여의도 복귀를 앞둔 이낙연 국무총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호도 1위를 달리는 유력 대선후보다.

이해찬, 황교안 두 전직 총리는 각각 집권당과 제1야당 대표를 맡고 있으며, 황 대표는 보수진영 ‘잠룡’이기도 하다. 전현직 총리들이 4·15 총선을 앞두고 요동치는 정치 지형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총리의 의전서열은 대통령,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다음인 다섯 번째지만, 흔히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萬人之上)으로 불린다. 대통령을 보좌해 행정부를 통할하는 ‘국정 2인자’기 때문이다. 조선시대로 치면 영의정인 셈이다.

10일 현재 대한민국 국무총리를 지낸 인물은 초대 이범석부터 45대 이낙연까지 모두 42명이다. 장면(2·7대), 백두진(4대·10대), 김종필(11대·31대), 고건(30대·35대) 총리가 각각 두 번씩 직을 역임했다. 역대 국무총리 평균 재임기간은 약 1년이다.

그간 역대 총리를 살펴보면 대통령과의 친밀도, 개인의 성격, 정치적 상황에 따라 ‘관리형 총리’, ‘실세총리’, 무색무취하거나 자기 목소리가 없는 ‘대독(代讀)총리’ 등으로 분류된다. 대통령에 따라 선호하는 총리 유형이 제각각이었고, 정치적 상황에 따라 총리의 역할이 달라지기도 했다.

대통령 보좌에 주력한 대표적인 ‘관리형 총리’로는 노무현 정부의 고건 , 이명박 정부의 김황식 , 박근혜 정부의 정홍원 전 총리 등이 꼽힌다.

고건 전 총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됐을 때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기도 했다. 또, 이승만으로부터 전두환 정부 시절까지 소위 ‘절대권력’이 존재하던 시절의 총리들도 모두 ‘관리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대통령 보좌를 넘어 국정현안을 컨트롤한 ‘실세 총리’로는 김종필, 이해찬 전 총리 등을 들 수 있다.

김종필 전 총리는 1997년 대선에서 김대중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후보와 손잡고 대선에 승리, 총리에 임명됐다. ‘정권의 공동 대주주’로도 표현 가능하다. 이해찬 전 총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4년 탄핵정국에서 복귀한 뒤 ‘책임 총리’로서 국정운영을 위임 받았다.

대통령이 총리를 정권 재창출을 위한 ‘후계자’로 ‘키우는’ 경우도 있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대표적인 예다.

김영삼 정부 시절 총리를 지낸 이회창, 이수성, 이홍구 전 총리는 1997년 당시 신한국당의 대선주자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총리는 잠재적인 대통령 후보로 간주된다. 실제로 대통령선거에 도전한 후보도 많았다. 변영태, 김종필, 이회창, 이한동 등이다. 당내 경선에 참여했던 총리 출신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직선제 개헌 이후 총리 출신이 대통령이 된 적이 없다. 그 이전을 살펴보면 최규하 대통령이 유일하다. 12대 최규하 총리는 지난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한 뒤 권한 대행을 거쳐 대통령에 취임했다. 정국수습 차원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총리 출신이 현실 정치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신 것은 일반적으로 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하는 ‘2인자’라는 이미지가 강해 대선에서는 다소 불리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른바 ‘총리의 저주’다. 또, 총리가 되면 ‘국정 2인자’로 주목과 견제를 받다가 정치력이 소모되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현재 여야 ‘잠룡’의 1, 2인자로 꼽히는 이낙연 총리, 황교안 대표가 청와대로 직행 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김준석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국정치가 더 이상 ‘깜짝스타’를 수용하지 않는 분위기가 된 것”이라며 “(최근 전현직 총리들이 유력 대선후보로 꼽히는 이유는) 정치가 안정화 되고 현 상황에서 커다란 변화를 원치 않다 보니, 국민들이 어느 정도 국정운영 경험이 있고 능력이 검증된, 예측 가능한 지도자를 원하기 때문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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