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배움’ 통해 다른 세상을 만난 산골소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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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과 장발장 중 누가 역사적 인물이고 누가 허구의 인물인지 구분이 안됐다. 두 사람 모두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열여섯살 때까지 학교에 가본 적 없던 산골 소녀가 대입자격시험을 치르고 케임브리지 박사가 됐다. 배움의 의미가 입시의 수단과 기술로 전락한 시대에 또 하나의 공부법 신화로 읽힐 듯하지만 타라의 얘기는 보다 본질적이고 드라마틱하다. 배운다는 건 이제 어제의 나가 아니란 것, 다른 세상이란 걸 극명하게 보여준다.

미국 아이다호에서 7남매의 막내로 태어난 타라는 공교육을 거부하고 종말을 믿는 몰몬교도인 아버지의 거부로 16년간 학교 문턱을 밟지 못하다가 아버지 몰래 대입자격시험을 치르고 열입곱살에서야 비로소 배움의 여정을 시작한다.

출생증명서도 없고 집과 교회만을 오가며 어머니를 도와 약초를 끓이고 아버지를 따라 폐철을 모으고 자르며, 밤에는 피신용 가방을 끌어안고 잠을 자는 고립된 삶에 균열이 생긴 건 대학에 들어간 셋째 오빠가 산너머 세상에 대한 얘기를 해주면서. 아버지 눈을 피해 대입자격시험에 필요한 과목을 이수한 그녀는 브리검영대에 기적적으로 합격한다.

그러나 대학생활은 한마디로 세상이 뒤집히는 충격이었다. 언어와 문화를 새로 배워야 했다. 아버지의 왜곡된 신념이 얼마나 자신의 가족이 얼마나 큰 희생을 치렀는지 알고 분노를 느낀 그녀는 단절과 새로운 삶을 향해 한 발 더 나간다. 낯선 세계, 독특한 신념을 가진 가족들의 이야기와 저자의 반짝이는 호기심, 인물에 대한 따뜻한 이해에 바탕한 생동하는 글은 책에서 손을 뗄 수 없게 한다. 이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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