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토 중동 배치 압박

별칭으로 ‘나토미(NATOME)’까지 제안

백악관, “회원국 확대 뜻 아니다” 부연

‘진퇴양난’ 유럽국가 “미국 요구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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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중동 내 역할 확대를 요구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나토는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그동안 러시아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테러리즘 대응을 위해 나토가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아예 나토의 별칭으로 ‘나토미(NATOME·NATO에 중동을 뜻하는 ‘Middle East’의 알파벳 첫 글자를 조합)’을 제안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AP=헤럴드경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AP=헤럴드경제]

9일(현지시간) AFP·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름 하나를 생각해 냈다. 나토에 중동을 뜻하는 ‘ME’를 붙인 ‘나토미’”라고 말했다.

그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대체하는 미국·멕시코·캐나다 간 새 자유무역협정을 ‘USMCA’라고 이름붙인 것도 자신이라고 뽐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USMCA는 ‘YMCA(그룹 빌리지피플의 1987년 히트곡)’라는 노래와 비슷하다. 내가 이름짓기에 일가견이 있지 않냐”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미’ 관련, “얼마나 아름다운 이름인가”라며 “나토는 더 확장돼야 하고 중동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에 대해 “중동 국가를 나토 회원국으로 넣어야 한다는 게 아니라 나토가 그 지역에서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요구를 반복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나토는 1949년 창설돼 미국을 포함해 동·서유럽의 29개국을 회원국으로 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전화통화에서 ‘나토미’란 이름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토는 중동 문제에 대해 지금 우리를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나토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루도비치 오르반 루마니아 총리와 합동 기자회견을 갖고 “중동에서의 평화와 안정은 모든 동맹국에 중요하다”며 “나토는 지역안정에 기여하고 국제 테러리즘에 대응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나토 회원국은 그러나 진퇴양난에 빠진 분위기다. 나토의 최대 기여국인 미국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지만, 이란 군부 실세 제거 등으로 중동에 긴장 국면이 이어져서다.

브루노 레테 미국 싱크탱크인 독일마샬펀드의 브뤼셀사무소 선임연구원은 “나토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망치와 모루 사이에 끼게 됐다”며 “최대 회원국인 미국과 강한 연대를 보여줘야 하지만, 이란에 대한 유럽의 전략은 미국과 반대”라고 지적했다.

나토에 파견된 유럽의 한 외교관은 “우린 트럼프의 대통령의 요구에 답을 해야 한다”면서도 “나토가 뭘 할 수 있을지 현실적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나토는 2018년 10월 이슬람국가(IS) 민병대에 맞설 이라크의 안보 강화를 위해 훈련 임무를 띤 병력 500여명을 보낸 바 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나토의 중동지역에서의 주된 개입은 전투병력 배치가 아니라 훈련 임무”라며 “우린 해당 국가가 스스로 테러리즘에 맞설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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