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화산 분화 후 70회 여진, 대폭발로 이어질 수도

반경 100㎞내 2500만명 거주…’대폭발’시 피해 우려

필리핀 마닐라 인근 탈 화산이 12일(현지시간) 분출하면서 주변에 '화산 번개'가 생성되고 있다. © 뉴스1

필리핀 마닐라 인근 탈 화산이 12일(현지시간) 분출하면서 주변에 ‘화산 번개’가 생성되고 있다. © 뉴스1

필리핀 수도 마닐라 인근의 유명 관광지 ‘탈’(Taal) 화산이 12일(현지시간)부터 분화하면서 현지 주민과 관광객 등 2만여명이 대피했다.

또 이번 분화로 탈 화산에서 뿜어져 나온 화산재가 인근 상공을 뒤덮으면서 항공편이 무더기로 결항했다.

◇화산재 연기 15㎞ 치솟아…번개도 ‘번쩍’

필리핀지진화산연구소(PHIVOLCS)에 따르면 필리핀 수도 마닐라로부터 남쪽으로 약 65㎞ 떨어진 탈 화산에선 12일 오전 3시35분과 10시43분 등 2차례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같은 날 오후 1시30분쯤부터 주분화구 등 5곳에서 분화가 시작됐다.

이어 같은 날 오후 7시30분쯤엔 화구에서 화산재가 뿜어져 나오면서 생성된 분연(噴煙)의 높이가 무려 15㎞에 이르렀고, 그에 따른 대기 불안으로 화산 주변 상공에서 번개가 치는 모습이 관측되기도 했다.

탈 화산 일대에선 분화 이틀째인 13일 현재까지 75회 이상의 화산 지진과 여진이 관측되고 있는 상황.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선 탈 화산의 이번 분화가 대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1911년 탈 화산 대폭발 땐 무려 1335명에 이르는 사망자가 발생했고, 1965년 폭발 때도 190명이 숨졌다.

CNN 방송에 따르면 현재 탈 화산 주변 100㎞ 거리 이내에 거주하는 인구만 약 2500만명에 이른다.

◇화산 경보 ’4단계’ 격상…쓰나미 우려도

이에 따라 필리핀지진화산연구소는 이날 탈 화산 분화와 함께 화산 경보 수준을 종전 3단계에서 4단계로 격상했다. 전체 5단계로 돼 있는 필리핀의 화산 경보에서 ’4단계’는 용암 분출과 같은 위험한 화산 활동이 최소 수시간 내에 발생할 수 있는 상태를, ’5단계’는 대폭발이 일어나 광범위한 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상태를 뜻한다.

필리핀 당국은 이번 분화로 탈 화산을 에워싸고 있는 탈 호수에서 쓰나미(津波·지진 해일)가 발생할 가능성 또한 경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탈 화산에서 뿜어져 나온 화산재가 마닐라 북쪽 지역으로까지 퍼져나가면서 마닐라 국제공항(니노이 아키노 공항)을 오가는 항공편 다수가 결항돼 관광객 등 6만여명의 발이 묶였고, 마닐라 시내 모든 관공서와 학교도 문을 닫았다.

탈 화산 분화 이후 13일 오후 현재까지 14개 도시에 거주하는 주민 2만여명이 군 당국과 적십자사 등 구호단체의 도움을 받아 73개 대피소로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암 분출 시작”…한인 피해는 아직 없는 듯

세계에서 가장 작은 활화산인 탈 화산은 필리핀에 있는 20여개 활화산 중 하나로서 이 화산이 분화한 것은 1977년 이후 43년 만이다.

미국 데니슨대의 화산학자 에릭 클레메티는 “탈 화산이 크지는 않지만 주변에 사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할 수 있다”면서 “화산 분출구에서 용암이 분출돼 ‘큰 용암 분수’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뜨거운 화산재와 용암이 화산의 측면을 타고 인근 마을로 흘러들어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때문에 탈 화산의 화산 경보가 조만간 최고 수준인 5단계로 격상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탈 화산 인근엔 한인들도 많이 거주하고 있으나, 아직 피해 상황은 보고되지 않고 있다. 필리핀 주재 한국대사관은 긴급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비상대책반을 24시간 가동 중이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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