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여왕 “해리 왕자 부부 ‘새로운 삶’ 희망 지지”

‘왕실과의 독립’ 선언 긴급 가족회의

“공공재원 없이 북미 오가며 생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가운데)이 13일(현지시간) 왕실과의 독립을 선언한 해리 왕자 부부의 선택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2018년 촬영된 영국 왕실 가족의 모습. [EPA=헤럴드경제]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왕실과의 독립을 선언한 해리 왕자 부부의 뜻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여왕은 13일(현지시간) 잉글랜드 동부 노퍽에 위치한 샌드링엄 영지에서 장남인 찰스 왕세자와 윌리엄 왕세손, 해리왕자가 참석한 가운데 긴급 가족회의를 갖고 “젊은 가족으로서 새로운 삶을 만들고자 하는 그들(해리 왕자 부부)의 희망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여왕은 해리 왕자 부부가 ‘로열 패밀리’의 일원으로 남아있기를 더 선호한다며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가족의 소중한 부분을 유지하면서 독립적 삶을 살고 싶어하는 그들의 소망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앞서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는 “이 제도 안에서 진보적인 새로운 역할을 개척해나가는 변화를 선택하겠다”며 왕실로부터 재정적으로 독립하고, 영국과 북미를 오가며 지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날 회의에서 해리 왕자 부부가 어떤 형태로 왕실과 독립할 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여왕은 이들 부부가 미국과 캐나다를 오가며 시간을 보낼 수는 있지만, ‘복잡한 문제’ 들이 해결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며칠 안에 최종 결론을 내릴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날 해리 왕자와 윌리엄 왕세손은 해리 왕자의 부부의 독립선언 배경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는 형제 간의 불화가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가족 관계에 대한 일부 보도가 ‘허위’임을 밝히면서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형제들에게 이런 식으로 선동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매우 공격적이고, 잠재적으로 해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해리 왕자 부부가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데 있어 공공재원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전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부부가 새 터전으로 정한 캐나다에서는 국가 재정을 외국의 로열 패밀리를 위해 사용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부부가 재정적 독립을 선언하기는 했지만, 캐나다에서 일을 할 수 있는 허가를 받을 수 있을 지도 아직 불분명하다.

군주제 전문가인 칼레돈 대학의 필리프 라가제는 “왕실이나 유명인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해리 왕자 부부의 결정을 환영할 것”이라며 “이제 문제는 누가 경비를 지불하느냐의 문제이고, 만약 그들의 안전을 위해 캐나다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면 많은 이들이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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