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본 은수미 성남시장 ‘기가막혀’..왜?

사랑의불시착이번주휴방안전한제작현장확보위한결정

[헤럴드경제(성남)=박정규 기자] 요즘 인기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핫 드라마로 떠올랐다. 결방되면 항의 댓글이 쏟아지는 인기드라마다. 북한의 현빈과 남한의 손예진의 ‘달달 케미’가 주 내용이다.

은수미 성남시장이 우연히 사랑의 불시착을 봤다. 순간 울컥했다. 지난날이 주마등(走馬燈)처럼 스쳐갔다.

은 시장은 지난해 ‘기가막힌’ 일을 당했다. 마녀사냥이 바로 그것이다. 사랑의 불시착에 비하면 조족지혈(鳥足之血)이지만 배지하나에 북한찬양으로 국가보안법위반 혐의로 고소될뻔한 상황까지 갔다. 그런데 사랑의 불시착 PD나 방송사주, 배우들은 아무탈이 없다. 사실 이게 맞다.

사연은 이렇다. 지난해 11월 3일 성남민예총이 지난 3일 ‘남누리 북누리’ 콘서트에서 한 공연자가 북한 김일성을 연상케하는 배지를 셔츠 가슴에 붙인채 공연했다. 콘서트 전체 구성 중 시낭송 공연 파트다. 자유한국당에서 갑자기 배지에 때아닌 색깔론을 입혔다. 은 시장 사노맹 전력까지 들추면서 짜집기가 시작됐다. 표적은 ‘은수미 죽이기’였다. 공연은 북한 김일성을 찬양하는 내용도 아니다.

은 시장은 “후원을 했다 하더라도 이산가족 아픔이나, 북녘의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표현의 일환으로 사용한 공연 소품까지 세부적인 사항을 일일이 관리하거나 통제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들의 주장대로 사전검열했더라면 오히려 공산주의 아닐까라는 지적도 나왔다.

성남민예총은 발끈했다. “북한의 오영재 시인이 쓴 시 ‘오, 나의 어머니-40년 만에 남녘에 계시는 어머니의 소식을 듣고’를 수필가 문영일 선생께서 낭송한 대목으로 공연 중 시낭송 부분은 북의 아들과 남의 어머니가 서로 시를 주고 받는 형식으로 구성돼있어 문영일 수필가는 북의 아들을 표현하기 위해 김일성 배지를 프린트해 왼쪽 가슴에 붙이고 시낭송을 했다. 남의 어머니 역할이었던 이혜민 시인은 ‘팔랑나비’라는 자작시를 한복과 머리수건을 두르는 의상을 한 채 답가 형식으로 시낭송 장면을 연출한 것이다. 남북 이산가족 아픔을 담았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은수미 성남시장

은수미 성남시장

하지만 성남시의회 자유한국당과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포문을 열었다. 민경욱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북한이 아니라 성남시가 주최한 남누리 북누리라는 문화행사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성남시가 예산을 지원한 행사”라고 불을 붙혔다. 사랑의 불시착은 아예 배경이 북한이다. 한국 방송사(tvN)에서 제작한 드라마다.

성남시의회 자유한국당 의원도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을 구현해야할 시장으로서 책무를 망각하고 김일성을 지지하고 홍보하는 민예총에 예산을 지원했다”고 은 시장을 비난했다. 이들은 “대한민국 헌법 기본이념인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고 김일성 사상의 주축인 사회주의를 아직도 추종하고 있는지 답하라”고 요구했다.

순수 창작작품에 관이 개입한다면 북한과 뭐가 다를까. 검열 권한까지 갖는다면 공산주의 아닐까. 당시 보도는 그대로 민 의원 페이스북을 그대로 베끼는 언론사가 많았다. 언론의 기능까지 의심됐다. 성남시뿐만 아니라 전국 지자체는 공연예산을 지원할뿐 시나리오 소품까지 ‘시시콜콜’ 모든걸 검열할 수도 없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로 다시 돌아가본다. 또 얘기하지만 주 배경이 아예 북한이다. 평양호텔도 나오고, 배지를 안 단 사람을 길거리 검문하는 장면도 나온다. 요란한 구호 현수막도 붙어있다. 북한 아낙네의 시시콜콜한 얘기도 방영된다. 북한 최고 지도부에 11과, 남한 제품을 몰래 파는 노점상 등도 나온다. 그럴싸한 평양호텔의 분위기도 로맨틱하다. 이렇게 방영하면 북한 찬양이 될까.

한 시민은 “그들의 색깔논리라면 왜 사랑의 불시착 드라마를 대상으로 자한당이 국가보안법위반 논쟁을 시작안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방송사주와 PD는 물론이고 광고주까지 그들의 논리대로라면 문제 삼아야하는것 아니냐”고 일갈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김정일과 악수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을 만났다. 모두 국민 혈세로 행사가 진행됐다. 이들 논리라면 국민세금으로 썼으니 국가보안법위반으로 두 대통령은 벌써 구속돼야 맞다.

“소품하나에 마녀로 몰아 화형시켜야한다”는 식의 주장을 해온 이들도 사랑의 불시착을 본 사람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근데 아직 왜 가만있을까. 드라마는 되고 연극은 안된다는 이상한 논리는 당초 집어치우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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