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6대 은행, 감세정책 덕 2년간 320억 달러 ‘횡재’

세금 줄어 2018년 140억·작년 160억달러 비축 감세 전 밟지 못한 순익 1200억달러 고지도 ‘터치’

트럼프 “믿을 수 없는 실적, 내가 뱅커 보기 좋게 해” 대선 앞 중산층 세금인하 ‘감세2.0’안 여름 공개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JP모간 등 미국의 주요 6개 은행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정책 덕분에 지난 2년간 320억달러(한화 약 37조1200억원)를 절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출 증가율이 전년의 3%에서 1%로 주저앉고, 이들 은행을 합쳐 작년 말 1200명을 감원할 정도로 경영 상황이 녹록지 않은데 세금이 줄어 들면서 순이익도 사상 처음으로 1200억달러 고지를 밟았다. 은행들로선 트럼프 대통령이 고마울 수밖에 없는 숫자들이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JP모간체이스·뱅크오브아메리카(BoA)·씨티그룹·웰스파고·골드만삭스·모간스탠리 등 6개 은행의 최근 실적을 분석, 감세 영향으로 작년에만 총 180억달러를 절약한 걸로 자체 추산했다. 2018년의 140억달러보다 늘었다. 2년 간 절약액은 320억달러에 달한다. 이들 은행의 실효 세율은 20%에서 18%로 낮아졌다.

미국 뉴욕에 있는 JP모간 본사 전경 [AP=헤럴드경제]

JP모간이 가장 큰 혜택을 봤다. 감세로 지난해 약 50억달러를 비축할 수 있었다. 전년엔 37억달러였다. BoA는 작년과 2018년 각각 40억달러, 34억달러를 절약해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웰스파고(2년간 약 64억달러 절약), 씨티그룹(45억달러), 모간스탠리(25억달러), 골드만삭스(22억달러) 등의 순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집권 후 감세안에 서명해 이듬해 초부터 법인세율은 35%에서 21%로 낮아지고, 소득세율은 구간별로 2~3%포인트 내려갔다. 이런 ‘감세 드라이브’는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어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중 가장 성공한 정책으로 평가된다.

이들 은행은 감세로 확보한 유보금 덕택에 최고의 이익을 거뒀다. 6개 은행의 2019년 순이익은 1200억달러에 달했다. 감세 전엔 1000억달러를 넘긴 적이 없다.

뉴욕증권거래소 거래상황판에 뜬 씨티그룹의 로고 [AP=헤럴드경제]

금융 규제완화를 강조하는 트럼프 대통령도 은행들의 선전을 모를리 없다. 그는 전날 백악관에서 열린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식에서 “은행들이 실적 발표를 했는데, 믿을 수 없을 정도”라며 “내가 수 많은 뱅커들을 매우 보기 좋게 만들어줬다”고 자찬했다.

은행은 실적면에서 최고의 시절을 보내고 있지만, 감세를 둘러싼 논쟁도 격화하고 있다. 은행업은 다른 산업보다 고율의 세금을 내왔기 때문에 감세로 인한 혜택도 자연스럽게 더 많이 본다. 이에 부유층만 이롭게 해 불평등을 악화하고, 경제성장을 부적절하게 자극할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일부 은행의 경영진은 최근 진행한 애널리스트 대상 컨퍼런스콜에서 “세율이 2018년과 2019년 수준에서 정상궤도로 다소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작년의 절약액이 일시적 요인에 기인한 것일 수 있다는 뜻이라고 블룸버그는 해석했다.

감세의 경제 파급력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여전한 상황에서 트럼프 정부는 대선을 앞두고 또 다른 감세카드를 제시할 태세다. 이른바 ‘감세2.0’이다. 핵심은 중산층의 세금을 깎아주는 것이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위원장은 전날 CNBC에 나와 “‘감세2.0’은 중산층 경제성장을 도울 것”이라며 “아마 여름 후반께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