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 한 잔 4달러’ 스타벅스, 미국 저소득층 주머니 터나

2025년까지 미 전역 외곽에 85개 매장 신규 출점이나 리모델링

지역주민 고용ㆍ청년 대상 직업훈련도 고가 커피 강매 논란에 “자선사업 아니다”

미국 뉴올리언즈 클레이본가에 있는 한 스타벅스 매장 앞으로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AP=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미국의 거대 커피전문점 체인 스타벅스가 자국 내 저소득층 거주 지역에 더 많은 매장을 내기로 했다. 일자리 창출 목적도 있다. 일각에선 커피 한 잔에 4달러 이상을 받는 스타벅스가 상대적으로 경제사정이 어려운 지역 주민의 주머니를 터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한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오는 2025년까지 미국 전역의 외곽지역에 85개 매장을 새로 출점하거나 리모델링하기로 했다. 이들 점포는 지역주민을 직원으로 고용할 예정이다. 매장 건설 인력도 지역 주민을 쓴다. 아울러 지역 시민단체와 협업해 각 매장에 청년 대상 직업 훈련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런 계획을 통해 2015년 스타벅스가 시작한 지역점포 프로그램은 100번째 매장을 낼 수 있을 전망이다. 지역매장은 청년 실업률과 가계소득 등을 감안해 적합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경제적으로 열악한 곳을 우선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존 켈리 스타벅스 홍보부문 부사장은 “이 프로그램들은 목표가 있으면서도 이윤을 내자는 우리의 의도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첫 번째 지역점포를 2016년 미주리주 퍼거슨에 개장했다. 이후 볼티모어·시카고·댈러스 등에 13개 매장을 추가했다. 올해 봄엔 메릴랜드주 프린스 조지 카운티에 또 다른 매장이 문을 열 예정이다. 스타벅스는 지역매장이 지금까지 300명 이상을 고용한 걸로 추산한다.

프로젝트는 일부 지역사회에서 제기된 스타벅스에 대한 불신을 희석하는 데 도움을 줄 걸로 기대된다. 2018년 흑인 2명이 필라델피아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주문도 하지 않은 채 지인을 기다렸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된 사건 이후 스타벅스의 평판이 나빠졌다. 이후 스타벅스는 인종 편견을 없애려고 8000개 점포에 교육 훈련을 의무화하기도 했다.

켈리 부사장은 “지역 점포는 스타벅스가 책임있는 자본주의에 신념을 갖고 있는 점을 반영한다”며 “그 점포들은 일반 매장과 똑같은 메뉴를 갖고 있다”고도 했다.

스타벅스 애플리케이션에 따르면 퍼거슨에 있는 지역매장에선 코코넛 밀크 라떼(그란데 사이즈)가 4달러95센트다. 여기서 6마일 가량 떨어진 대학 도시에 있는 한 스타벅스 매장에선 같은 음료를 5달러25센트에 판다.

저소득층 거주 지역에 비싼 커피를 판다는 지역 사회의 비판을 알고 있는 켈리 부사장은 “이건 자선이 아니다”라며 “그들은 성공적인 매장이고, 우린 수 많은 고정관념을 거부한다”고 했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스타벅스 지역매장을 가본 적이 있다는 브렛 테오도스는 AP에 “스타벅스는 항상 구매력이 있는 지역에 들어선다”며 “저소득층은 회합할 마땅한 장소가 많지 않은데, 매장에 커뮤니티룸을 만들겠다는 계획은 마음에 든다”고 했다.

그는 다만, 스타벅스 점포 하나가 저소득층을 고급스럽게 만들진 못할 것이라며 지역매장의 영향을 제한적으로 봤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