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호가 다양한 사업에 도전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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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영화 ‘히트맨’(22일 개봉)은 설 연휴를 겨냥하는 코믹액션물이다. 웹툰 작가가 된 전직 암살요원 ‘준’(권상우)이 이름도 수혁으로 바꾸고 꿈에도 그리던 웹툰 작가가 됐지만, 조회수는 꼴찌, 악플에만 시달리다 그리지 말아야 할 1급 기밀을 술김에 그려 대박이 나면서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스토리다.

여기서 배우 정준호(51)는 악마교관으로 불리며 수많은 암살요원들을 키워낸 전설적 인물 덕규를 연기한다. 그는 국정원의 대테러 정보국 국장을 맡고 있지만, 냉정한 겉모습과는 발리 엉성하고 빈틈 많은 허당 모습으로 극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설 연휴 다양한 연령층이 볼 수 있는 영화다. 또 웹툰, 실사,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면서 웃음 포인트가 있다.”

정준호는 현실에서 풀어내기 어려운 장면들을 웹툰에서 표현할 수 있고, 준의 혹독한 훈련과정은 컴퓨터 그랙픽과 애니메이션 등을 활용해 특히 10~20대들이 재밌게 볼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중장년 관객에게는 권상우의 짠내나는 집안 생활에서 공감과 재미를 느낄 것이라고 귀띔했다.

정준호는 ‘히트맨’은 권상우, 정준호 두 충청도 중년 남자의 유머 코드와 이이경(준 덕후 막내 알살 요원 ‘철’ 역할)의 신세대 모습이 다 담겨있는 영화라고 했다.

“권상우의 짠내 나는 연기는 실생활에서 나오지 않으면 힘들다. 젊었을 때 고생한 경험이 묻어나오는 것 같다. 권상우의 매력을 봤다. 허술한 부분도 나온다.”

정준호는 장점보다는 단점을 보여주눈 걸 좋아한다고 했다. 핸디캡을 숨기지 말고 보여주면 오히려 자신의 편이 많이 생긴다는 것. ‘스카이캐슬’에서도 어쩔 수 없는 마마보이로 짠함을 선사했다. 자신은 한자를 모르면서 아들을 가르치면서 혼내는 장면도 웃음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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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을 많이 하고 있지만, 허술한 걸 많이 보여준다. 나는 가는 곳마다, 만나는 사람마다 악수를 하면서 한 마디씩 한다. 주방에서 하루종일 일하시는 분들에게는 너무 행복한 기억일 수 있다.”

정준호는 예상과 달리 매일 아침 6시면 기상한다. 가벼운 배낭을 매고 운동을 겸해 남대문이나 동대문 시장 등 민초들의 생활 전쟁터로 가 기운을 느껴본다.

“양말 20켤레를 사보기도 하고, 할아버지가 밤을 까시는 모습도 본다. 어렵게 사시는 서민들의 모습을 느끼고 기억했다가 연기에도 대입한다.”

정준호는 다양한 사업에 도전한다. 홍보대사를 맡은 것도 100개가 넘는다. 화환을 1년에 1천개 정도 보낸다. 진짜 정준호가 보낸 게 맞냐고 묻기도 한다. 이건 배우로서의 팬 관리라고 한다. 한마디로 ‘인생마케팅비’라는 것.

“연기는 천직이라고 여기며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사업을 하는 이유는 연기자로 바닥이 날 때, 연기자로 버거워질 때를 대비한 부분도 있고, 연기에 도움을 받는 부분도 있다. 사업을 통해 더 많을 걸 느낀다. 연기 현장에서 느낀 것을 사업에 접목하기도 하고, 사업하면서 느낀 것을 연기에 접목하기도 한다.”

정준호는 “연기자는 집토끼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연기자들만 만나면 다양한 사람을 만날 기회가 적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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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현장에서는 스태프에게 사랑받다가 몇시간후 사업장에 와 손님의 컴플레인(불만)이 나오면 바로 사과하고 질책도 받는다. 고용노동부에 가 조사를 받기도 한다. 내가 왜 사업을 했지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런 경험들이 연기자로는 도움이 된다. 알고 연기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은 천지 차이다.”

연예계에는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좋은 일도 있지만, 좋지 않는 일도 있다. 정준호는 가족회의에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아빠 엄마가 대중적으로 알려져 자식이 혜택을 보기도 하지만, 그런 부모 때문에 아픔을 겪기도 한다. 어떻게 될지 모른다. 연예인 가족으로서 마음 자세를 가져야 한다.”

정준호는 “연예인이 인터넷을 끊었다는 말을 하는데, 나에 대한 악플은 다 본다고 생각한다. 안본다는 사람이 더 본다”면서 “댓글의 칭찬은 너무 큰 힘이 되지만, 나쁜 내용을 보면 분하기도 하고 별의별 생각이 다든다. 하지만 다 안고 갈수밖에 없다. 인생이 그렇다. 버릴 건 버리고, 가질 건 가지고 가야 한다”고 했다.

정준호는 영화 ‘두사부일체(2001년)와 ‘가문의 영광’(2002년) 등 코미디에 강하다. 원조 코미디 배우다.

“지금은 호흡과 템포가 빨라졌다. 두사부일체를 할 때는 상황개그다. 몸을 사용하는 슬랩스틱이다. 상황에 맞는 액션을 했다. 지금은 센시티브하고, 스피드하며, 아이덴터티가 없으면 안된다. 옛날 스타일은 지금과 잘 안맞다. 지금은 검증되지 않은 신이 먹힐 수 있다. 그게 신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준호는 요즘 태어난지 6개월 된 둘째를 보는 소소한 재미에 빠져있다. 표정을 보니 영락없는 딸바보다.

“가장으로서 우리 애들이 건강하게 커가는 걸 보니까, 행복은 큰 곳에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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