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폭망’ 마두로 정권의 변심?…원유사업권 넘기려 러시아 등 접촉

수 십년 국가 독점 사업마저 포기?

미국 제재ㆍ반(反) 마두로 의회로 실현가능성 낮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지난 14일 의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AP=헤럴드경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지난 14일 의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AP=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이 자국의 원유산업에 대한 주식의 상당수와 운영권을 다른 국가의 석유 회사에 넘기기 위해 협상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제파탄 위기와 미국의 제재 때문에 고전하고 있는 마두로 정권으로선 수 십 년간 국가가 독점한 사업마저 포기하는 안을 저울질하는 걸로 풀이된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마두로 정권의 대표단은 러시아의 국영 석유기업 로스네프트(Rosneft), 스페인의 렙솔, 이탈리아이 에니(Eni)와 협상을 진행했다. 이들 업체가 베네수엘라 정부 영향력 아래 있는 석유회사 ‘페트롤레오스 데 베네수엘라(PDV)’의 자산을 인수하고 부채 구조조정을 가능토록 하려는 의도다.

PDV 측은 이들 회사에 운영자금 수혈을 위한 새로운 투자를 요청하고, 부채의 일부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안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쉐브론 등 일부 미국업체는 베네수엘라에서의 단기 사업권을 갖고 있지만, 마두로 정권이 이런 제안을 계속 진행한다면 어떻게 될지 불확실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마두로 정권의 이 같은 시도는 붕괴한 베네수엘라의 원유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제안이지만, 진전될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지 않다. 우선 베네수엘라 의회가 관련 법을 바꿔야 한다. 아울러 미국의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미국 기업도 예외를 인정받지 않으면 마두로 정권과 사업을 할 수 없다. 비(非) 미국 기업도 베네수엘라에 투자하기가 상당히 까다롭다.

PDV는 한때 하루 350만 배럴를 생산했으나 현재는 사상 최저 수준인 70만 배럴로 생산량이 쪼그라들었다.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는 30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 이 나라 정부의 현금 보유액도 10억 달러가 채 되지 않는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를 시행하는 미국 재무부가 정책을 바꾸려면 마두로 정권의 반대파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과이도 의장을 지지하고 있으며,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기업 관련 법안을 개정하려면 국회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반(反) 마두로 정권 인사들은 현 정권의 수명 연장을 위한 조치를 바라지 않는 상황이다. 앞서 이달 초엔 마두로 정권이 과이도 의장의 국회 등원을 막고 친(親) 마두로 인사인 루이스 파라 의원을 국회의장으로 ‘깜짝 추대’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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