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경기 회복 기대감에 찬물…산업계 새해 사업계획 차질 우려에 초긴장

포스코 공장 가동 내달 2일까지 연장…항공업계 중국 노선 대폭 축소 타격

2015년 메르스 당시 경제손실 최대 20조…기업 불안감 가중

‘우한 폐렴’의 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기업들이 비상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사진은 사람들로 붐비는 인천공항 검역대 모습. [연합=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 유재훈 기자] 국내 산업계에 ‘우한 폐렴 포비아’가 번지고 있다. 항공업계의 중국 운항 노선 중단이 이어지고 있으며, 주요 그룹 계열사들 가운데 LG유플러스가 처음으로 의심환자에 대해 재택 근무를 명령했다. 새해 반도체를 필두로 커져 가는 경기 회복 기대감에 ‘우한 폐렴’ 사태가 찬 물을 끼얹은 분위기다.

기업들은 한 해를 시작하는 연초부터 예상치도 못한 경기 악화 리스크가 부상한 데 대해 크게 당혹해 하고 있다. 특히 28일 독일에서까지 ‘우한 폐렴’ 확진 환자가 발생하는 등 아시아권을 넘어 지구촌 전역으로 유행할 조짐까지 보이자 글로벌 사업 계획에도 악영향을 미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한령’ 해제 등으로 기대감이 높아지던 항공업계가 1차적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으며, 중국 현지에 생산 설비를 갖춘 기업들 또한 ‘공장 가동 중지’ 등의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확산 기조를 면밀히 관찰하며 비상 경영에 돌입하고 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상황에 따른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하고 최악의 경우 중국 사업장의 생산설비 가동 중단 같은 극단적인 조치까지 고려하는 등 가용수단을 총동원할 태세다.

항공업계는 당장 가시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 에어서울은 승객의 안전을 위해 인천∼장자제(張家界), 인천∼ 린이 노선의 운항을 모두 중단한다고 이날 밝혔다. 에어서울은 현재 인천∼장자제 노선을 주 3회(수·금·일), 인천∼린이(臨沂) 노선을 주 2회(화·토) 운항하고 있었으나 우한뿐 아니라 중국 노선 전체에 대한 여행객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우한 노선을 잠정 중단했으며 아시아나항공은 중국 노선의 경우 체류하지 않고 바로 돌아오는 스케쥴을 운용키로 했다.항공업계는 가뜩이나 황금노선인 일본 노선이 줄어든 데 더해 대체지역으로 삼은 중국 마저 우한 폐렴으로 인한 피해가 불가피해졌다.

제조업들은 일시적 공장 가동으로 비상 대응하는 기업들이 나오고 있따. 중국에 진출해 있는 포스코는 내달 2일까지 중국정부의 출절 연휴 연장조치에 따라 전체 공장을 가동하지 않기로 했다.

LG유플러스는 사내 공지를 통해 의심 환자에 대해선 재택 근무를 할 것을 조치했다. SK그룹도 최근 중국 방문이력 있으면 특별한 증상 없어도 귀국시점으로부터 최소 10일간 재택근무를 조치했다.

산업계는 사태의 장기화 여부와 확산 속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태 장기화시 기업 실적에 악영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지난 2015년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메르스의 경제적 손실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가 1달 이내 종결될 경우 국내총생산 손실액이 4조425억원에 달하며, 3개월 간 지속될 경우엔 최대 20조922억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또 메르스가 석달간 지속될 경우 전년대비 투자는 3.46%, 소비는 1.23%, 수출은 1.98% 씩 각각 줄어들 것이라며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경제단체들 또한 현지에 진출한 기업과의 소통을 강화하며 상황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중국 현지 사무소를 통해 대사관과의 협업 체계를 구축해 가동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도 청두(成都)지부가 영사관, 한국상회와 공동으로 협조체계를 구축해 현지 진출 한국 기업, 유학생 단체 채팅방 등을 통해 우한폐렴 전염 상황과 예방수칙을 공유하고 있다.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지부는 한국 기업 주재원들 상황을 모니터링 중이다.

상의 관계자는 “대사관과 협력해 현지 기업들의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는 한편, 정부의 대응 방안 등을 실시간으로 전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우한 폐렴이 국내의 대규모로 확산되는 것도 문제지만, 발병지인 중국에서 유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며 “기업들의 생산 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질 수 밖에 없어 기업들 긴장을 늦추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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