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북한, 제재 계속되면 외환위기”

물가·환율 안정성 큰 도전에 직면

정권 몰락 등 파생효과는 연구대상

초고강도 국제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 경제가 외환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자국화폐 대신 달러를 통용하며 물가와 환율안정을 유지해왔지만, 통화시스템을 유지시기코 있는 달러 공급이 더 이상 줄면 대혼란이 불가피하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다.

28일 문성민 한국은행 북한경제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달러라이제이션(Dollarization·달러가 자국 통화를 대체하는 현상)이 확산된 북한경제에서 보유외화 감소가 물가·환율에 미치는 영향’이란 보고서를 통해 “지난 2017년 외화수지가 큰 폭의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안정된 것은 이 기간에 가치저장용(자산대체용) 외화의 증감만 있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은 지난 2009년 말 몰수적 화폐개혁(100북한원→1북한원) 직후 달러 사용이 급격히 확산되면서 물가·환율이 급등했으나 달러 사용이 확대·안정된 후엔 달러라이제이션이 물가·환율을 안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런데 2017년부터 대북제제가 확산됨에 따라 북한의 무역적자가 확대되고 보유외화가 감소하였음에도 물가·환율은 안정된 모습이 지속됐다.

문 연구위원은 “최근까지 북한 물가와 환율이 안정되어 있다는 것은 북한경제 전체적으로 외화가 감소하고 있으나 아직 실물거래를 뒷받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향후 제재가 지속될 경우 가치저장용 외환가 소진되고 거래용 외환도 감소하기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다.

문 연구위원은 “향후 북한의 보유외화가 축소되는 상황이 더 지속될 경우 물가 및 환율의 안정성은 큰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며 “북한 당국이 자국통화 증발을 통해 대응할 경우 환율 및 물가 상승폭이 크게 확대되면서 외환위기에 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외환위기가 체제 유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일반국가의 외환위기와 구조환경이 상이하기 때문에 정권 몰락 등 파생 효과는 추가 연구가 필요한 대상”이라고 답했다.

한은은 2014년 기준 북한의 외환보유량을 가치저장용 20억1000만~32억8000만달러, 거래용 10억~23억5000만달러 등 총 30억1000만~66억3000만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다른 기관 추정치는 총 45억에서 130억달러까지 차이가 있는데, 최소치로 시뮬레이션할 경우 이르면 금년부터 물가·환율에 여파가 가시화될 수 있다. 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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