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폐렴’ 위기 속 미·중 신경전…중 “신속 대처 본보기” vs. 미 “투명성 높여라”

시진핑 “중국, 투명하고 책임있게 행동”

중국 관영 매체들 “다른 나라들 따라해야 할 본보기” 자화자찬

미국 “중국 투명성 높여야…우리 전문가 받아들여야”

WHO, 중국과 국제 전문가 파견 합의…미국 포함 미지수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강력 대응을 자신하는 반면 미국은 중국에 자국 조사단 파견을 받아들이라고 요구하면서 ‘우한 폐렴’ 사태를 놓고 두 나라 간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AP]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중국과 미국이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우한 폐렴’ 사태에 강력 대응을 예고하면서 지금까지의 조치에 합격점을 주는 반면 미국은 직접 조사 참여를 요청하면서 중국의 미흡한 대처를 꼬집고 나섰다.

중국은 사태 낙관을 자신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8일 베이징에서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을 만나 “우리가 계속 자신감을 갖고 협력해 나가며 과학적으로 대응하면 반드시 (전염병과)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앞서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이 “(우한 폐렴을) 곧 통제할 수 있고 결국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한데 이어 발언의 격을 한 단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 또 “다른나라에 정보를 적시에 공개하기 위해 항상 개방적이고 투명한 책임있는 태도를 취해왔다”면서 국제사회가 중국의 위기 극복 능력을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평가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들도 가세하고 있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투명하게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적절한 시기에 주도적으로 전염병 유전자 정보를 제공했다며 중국 정부의 대처를 높이 평가한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의 발언을 대서특필하며 “중국의 위기 대처는 다른 나라들이 따라야할 본보기가 됐다”고 자화자찬했다.

이같은 중국의 인식은 하루가 다르게 확진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다소 안이하게 느껴진다.

1970년대 에볼라 바이러스를 처음 발견한 런던보건대학원의 피터 피오 박사는 미국 CNBC방송에 “어젯밤 사이에만 새 감염자 숫자가 두 배가 됐고 사망자는 100명이 넘었다”면서 “의심할 여지 없이 비상사태”라고 지적했다.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2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중국에 자국 대표단 파견 제안을 받아들일 것을 요구했다.[로이터=헤럴드경제]

미국 정부는 직접적으로 중국 정부를 저격했다.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HHS) 장관은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가 직면한 위험의 일부는 우리가 바이러스에 대해 알 필요가 있는 모든 것을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전염병 전문가팀을 중국에 파견하는 방안을 중국에 제안했다. 그는 “더 많은 협조와 투명성이 보다 효과적인 대응을 취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특히 에이자 장관은 이 같은 제안을 이미 지난 6일 한 차례 했다면서 중국이 미국의 거듭된 제안을 받아들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시 주석이 직접 투명성을 자부한 날 나온 미국 정부의 요구는 중국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다른 나라가 구호나 방역 인력이 아닌 조사단을, 해당국의 요청도 없는 상태에서 파견하기를 원한다는 것은 자칫 주권국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 수 있는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다. 더군다나 그 상대가 중국이라면 더욱 민감할 수 있다.

이날 WHO는 중국에 국제 전문가를 보내기로 중국과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파견단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포함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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