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초비상] 저녁 예약 줄취소·배달도 급감…외식업주 ‘주름살’

설 명절 비수기에 신종 코로나 사태 겹쳐

불특정 다수 이용·면대면 접촉 기피 현상

식당가 음식점·배달음식 꺼려 매출 타격

중국인 운영·직원 고용 음식점 직격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30일 오전 인천시 중구 인천차이나타운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천=이상섭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30일 오전 인천시 중구 인천차이나타운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천=이상섭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30일 오전 인천시 중구 인천차이나타운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천=이상섭기자 “보통 구정 지나면 매출이 떨어지긴 하는데 주문량이 평소의 70% 수준으로 줄었다.” 서울 영등포 지역에서 배달전문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의 하소연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공포감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외식업계가 망연자실이다. 특히 이번에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와 달리 배달업계에도 우한 폐렴 화마가 덮치고 있어 ‘공포 지수’가 크게 치솟는 모습이다.

질병에 대한 전염 공포가 커지면 통상 외식을 꺼린다. 불특정 다수가 이용한다는 점에서 식당 등 공공장소를 기피하는 경향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외식 수요 감소는 자연 배달음식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 메르스나 사스 때도 그랬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사람간 전파 가능성으로 면대면 접촉을 꺼리는 경향이 생기면서, 조리 과정을 확인하기 어렵고 불특정 다수를 접촉한 배달원의 손을 거치는 배달음식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배달음식점을 포함한 외식업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우한 폐렴으로 인한 매출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 영등포 지역 인근의 또 다른 배달전문점 점주도 “최근 들어 ‘문 앞에 (음식을) 그냥 두고 가시라’는 요청이 부쩍 늘었다”며 “아무래도 (우한 폐렴) 영향이 있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회식 등 단체 모임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일면서 오피스 상권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점주들의 한숨도 깊어졌다. 지난 29일 방문한 서울 여의도 일대 음식점 3곳 중 2곳은 “최근 들어 저녁 예약건을 취소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여의도에서 프랜차이즈 고깃집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오늘도 단체 두 팀이 저녁 예약을 취소했다”며 “이유야 자세히 말 안하지만 그것(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이지 않을까 짐작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인이 운영하거나 중국인 직원을 고용한 음식점들은 눈에 띄게 손님 발길이 뜸해졌다.

외식업계 상황이 이렇다보니 최근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선 점포를 신규 오픈한 점주들의 “오픈 특수 실종” 토로 글이 빗발친다. 이제 막 점포를 운영하려는 점주들은 오픈 시기를 늦춰야 할지 고민하는 모습이다.

커피 전문점 오픈을 준비 중이라는 예비 점주는 한 커뮤니티에 남긴 글에서 “2월 오픈 예정인데 이 시기에 가게를 여는 것 자체가 모험인 것 같다”며 “월세는 나가더라도 오픈 시기를 늦추는 게 나을 지 고민이 크다”고 했다.

외식업 점주들 사이에선 과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악몽이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5년 메르스 발병 당시 본격 확산 기간(6월8~14일) 외식업 매출액 감소율은 38.5%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이 급락하면서 휴·폐업하는 점포도 속출했다.

우한 폐렴으로 인해 외식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한국외식업중앙회는 지난 29일 전국 264개 지회부에 식품안전관리 긴급 지침을 내렸다. ▷조리전·후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씻기 ▷조리 시 마스크 착용 ▷조리기구·음식기 등의 끓는 물 살균·소독 ▷의심증상 종사자가 있을 경우 조리 및 서빙 업무 배제 등의 내용이다. 향후 중앙회 산하 전국의 교육원에서도 식품위생교육 대상자에게 이같은 내용의 교육이 이뤄질 예정이다.

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음식점의 철저한 관리는 국민과 소비자의 보건위생 확보는 물론 지난 메르스 사태로 인한 소비경제 위축을 사전 차단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과다한 불안감 조성은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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