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중국의 미국상품 구매능력 떨어뜨려…1단계 무역합의도 깨지나

2천억달러 구매약속했는데…중국 수요ㆍ공급망 타격

전문가 “약속 이행 불가능”…미 농무장관 “잘 모르겠다”

자연재해 등 비상상황 인정해 양측 추가 논의 진행 관건

블룸버그 중국 1분기 성장률 4.5%로 하락 전망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중국이 미국과 최근 맺은 1단계 무역합의를 이행하기 버거울 거란 관측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수요·공급망 등 중국 경제의 신경망을 휘젓고 있어서다. 향후 2년간 미국산 제품 2000억달러 어치를 추가로 구매하겠다는 약속을 중국이 달성하는 데 ‘빨간불’이 켜졌다는 것이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중이 지난 15일 서명한 1단계 합의사항은 당장 다음달 중순부터 이행해야 하는데, 중국은 2017년 구매량을 기준으로 올해 767억달러의 미국 상품을 추가 구매하게 돼 있다. 내년엔 1233억달러 어치를 더 사들여야 한다.

칼 리카도나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사태의 확산은 생산일수 하락 등을 통해 중국 경제활동에 지장을 줄 게 확실하다”며 “중국이 1단계 합의에서 미국으로부터 수입하기로 한 물량을 지킬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소니 퍼듀 미 농무부 장관은 “중국이 올해 구매하기로 한 목표엔 제약이 없길 바란다”면서도 “솔직히 말하자면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 빠른 결론을 원한다”고 말했다.

미국 고위관리도 우한 폐렴으로 경제에 타격을 입고 있는 중국 상황이 언제까지 악화하고, 피해 규모가 어떻게 될지 가늠하기 어렵기에 1단계 무역합의 이행을 놓고도 속앓이를 하는 게 읽히는 대목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1단계 합의로 농산물 등을 대거 수출할 길이 열었다는 점을 대대적으로 홍보,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치적으로 삼았는데 ‘돌발 상황’이 전개된 셈이다.

미국 시카고의 차이나타운에서 시민들이 30일(현지시간) 마스크를 착용하고 걷고 있다. [로이터=헤럴드경제]

향후 관전 포인트는 비상상황에 관한 양측 대처법의 작동 여부다. 자연재해나 기타 예측할 수 없는 일로 합의사항을 이행할 수 없게 되면 두 나라가 상의하기로 돼 있다. 강력한 경제성장을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응할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미국 정부는 중국이 약속을 지키게 할 목적으로 합의 위반 여부를 가릴 협의체를 가동하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90일 안에 관세를 재부과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데 공을 들였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이날 우한 폐렴이 생산에 단기적이지만 심각한 영향을 미쳐 중국 1분기 경제성장률을 4.5%로 끌어내릴 걸로 예측했다. 전 분기 6%에서 1.5%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