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경영인 도입’ 명분 내세운 조현아…조원태 회장의 반격카드는?

그룹 개선 명분으로 KCGI·반도그룹 설득

지분율 1.47% 차 치열한 표 대결 예고

조 회장 측, 이명희·조현민 포섭한 듯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이 삼자 컨소시엄이 결성되면서 3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두고 표대결이 공식화됐다. 조 부사장 측이 ‘전문경영인제도’ 도입을 제안하면서 조 회장 측의 반격 카드가 주목되고 있다.

조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은 31일 공동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태평양을 통해 “전문경영인제도의 도입을 포함한 기존 경영방식의 혁신, 재무구조의 개선 및 경영 효율화를 통해 주주가치의 제고가 필요하다는 점에 함께 공감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재 한진그룹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 계열사가 처한 위기 상황이 현재의 경영진, 즉 조원태 체제로는 개선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두고 표대결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전문경영인제도 도입은 그동안 오너 일가의 경영 개입에 비판적이었던 KCGI를 조 전 부사장 측이 설득한 회심의 카드기도 하다.

특히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 등을 맡았던 조 전 부사장이 호텔 경영에 강한 애착을 가진 반면 KCGI는 한진그룹이 계속 적자를 내는 호텔 사업 부문을 정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기 때문에 이들이 한배를 탈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예상됐다.

조 전 부사장은 전문경영인 제도를 제안함으로써 경영권에 대한 개인적인 욕심 대신 그룹 경영의 질적 개선을 위해 경영권 분쟁에 나섰다는 점을 강조해 KCGI가 컨소시엄에 참여할 명분을 제공한 것이다.

컨소시엄은 “이는 그동안 KCGI가 꾸준히 제기해 온 전문경영인제도의 도입을 통한 한진그룹의 개선 방향에 대해 기존 대주주 가족의 일원인 조 전 부사장이 많은 고민 끝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새로운 주주인 반도건설 역시 그러한 취지에 적극 공감함으로써 전격적으로 이뤄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희 세 주주는 경영의 일선에 나서지 않고 전문경영인에 의한 혁신적 경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법률대리인인 강일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전문경영인의 선임과 추천 과정 등에 대해서는 차후 합의해나갈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의 공동 전선 구축이 현실화하면서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은 표 대결로 치닫고 있다.

이미 한진칼 지분을 장내 매집한 KCGI가 지분율을 17.29%로 끌어올린 데다 반도건설이 최근 경영 참가를 전격 선언하며 한진칼 지분을 8.28%(의결권 유효 기준 8.20%)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 한진칼 지분 6.49%를 보유한 조 전 부사장까지 합하면 이들의 지분은 31.98%에 달한다.

반면 조 전 부사장을 제외한 한진 총수 일가의 지분(특수관계인 포함)은 28.94%에서 22.45%로 줄어든다. 여기에 그룹 ‘백기사’나 조 회장의 ‘우군’으로 분류된 델타항공 지분 10.00%, 카카오 지분 1%를 더해도 33.45%에 그친다.

한진칼은 이사 선임·해임 안건을 일반 결의사항으로 정하고 있기 때문에 출석 주주 과반의 찬성을 얻으면 안건이 통과된다.

이 경우 양측의 차이가 불과 1.47%포인트에 불과한 데다 주총에서의 안건 통과를 위해서는 최소 38∼39%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총에서의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캐스팅보트’를 쥔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과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가 조 회장의 편을 들어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조 회장이 설 연휴 기간 이 고문을 만나 공동전선 구축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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