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확진자 나온 이탈리아, “신종코로나 위기, 흑사병에 준해 대응”

보건장관, 현지 언론과 인터뷰서 밝혀

“심각하나 통제 가능…중국인 향한 편견 없어야”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첫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이탈리아가 최상위 전염병인 흑사병(페스트)·콜레라에 준해 이번 사태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1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로베르토 스페란차 이탈리아 보건장관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쥐벼룩의 페스트균으로 감염되는 흑사병은 14세기 전 유럽을 휩쓸며 유럽 전체 인구 5분의 1의 목숨을 앗아간 역사상 최악의 전염병으로 꼽힌다. 당시 사망자만 7500만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급성 설사에 따른 중증 탈수를 유발하는 콜레라 역시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1만명의 희생자를 낸 5대 전염병 가운데 하나다.

흑사병과 콜레라 모두 이탈리아에선 최상위 법정 전염병으로 관리된다.

다만, 스페란차 장관은 현 상황이 통제 가능하며, 지나치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진단하고 지역 사회에 퍼지는 불필요한 공포심을 경계했다.

또 이탈리아 내에서 중국인들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고 있는데 대해선 “의류나 음식으로 전염된다는 어떤 과학적 근거도 없는 만큼 편견을 가질 필요는 없다”며 “(인종차별적 증오를 조장하는) 가짜뉴스를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앞서 이탈리아 정부는 자국에서 바이러스 첫 확진자가 발생하자 지난달 31일 긴급 내각회의를 열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지진 등의 자연재해가 아닌 전염병 발병으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500만유로(약 66억원)의 초기 긴급 예산을 편성하고 바이러스 추가 유입 및 감염 예방에 물적·인적 자원을 총동원하기로 했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처럼 국가비상대책위원회도 설치·가동했다.

이탈리아에서 첫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은 60대 중국인 관광객 2명은 현재 감염내과 전문인 로마 스팔란차니 병원에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다.

바이러스 진원지인 중국 우한 출신 부부인 이들은 지난달 23일 밀라노 말펜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파르마를 거쳐 27일께 로마에 와 시내 한 호텔에 투숙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탈리아 정부는 역학 조사를 통해 이들 부부와 접촉한 20명의 신원을 파악했으며, 이들 역시 격리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는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인 부부가 묵었던 호텔 객실은 출입이 통제된 상태다.

이탈리아 당국은 우한지역에서 온 다른 중국인 12명도 스팔란차니 병원에 입원 시켜 감염 징후를 관찰하고 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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