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 승부사 이미지 다지기 행보

“중도 모호? 무식한 궤변 불과”

“보수 통합? 관심 없고 안 간다”

신당 탈이념·탈진영·탈지역 표방

안철수 전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치혁신 언론인 간담회에 참석하며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안철수 전 의원이 다시 ‘강(强)철수’ 카드를 들었다. 이번에야 말로 조용한 학자 이미지를 벗고 ‘승부사’로 거듭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신당 가칭을 아예 자기 이름을 내건 ‘안철수 신당’으로 짓는 등 정치적 결기마저 읽혀지는 모습이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 전 의원은 전날 신당 창당 뜻을 밝힌 기자간담회에서 강한 어조를 유지했다.

안 전 의원은 당시 실용적 중도정당을 지향하겠다고 밝힌 후 “옛날 생각에 사로잡히고 자기 생각을 바꾸지 않는 것, 이는 수구진보, 수구보수 또는 이념팔이, 진보팔이, 보수팔이 등 실제로 그런 모습들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를 두고 (중도가)모호하다고 말하는 건 그야말로 무식하거나 기득권 정치를 보호하기 위한 궤변이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보수통합 참여 여부에 대한 물음에선 “관심 없고 가지도 않는다”고 했다. 이어 “나와 가치가 맞다면, 그분들이 이쪽으로 오면 된다”는 말도 했다.

안 전 의원은 또 문재인 대통령이나 박원순 서울시장을 겨냥한 듯, 과거 자신이 대통령 후보나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한 점을 놓고 “일반적 사회통념으로 생각해보라. 양보하는 이가 대인이다. 은혜받은 사람인데 그에 대해 뭐라고 하면 소인배”라며 “은혜를 준 사람의 은혜를 고맙게 여기는 게 인지상정 아닌가. 그런 통념이나 생각이 바로잡아져야 살만한 사회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자유한국당에 대한 저격성 말도 했다. 그는 “신당의 국회의원들은 장외집회, 장외투쟁에 참여하기보단 국회 내 열심히 투쟁하는 정당을 만들고자 한다”고 했다. 기성 정당을 놓고는 “가장 낙후된 집단”, “가짜뉴스 최대 생산지” 등으로 비판했다.

안철수 전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치혁신 언론인 간담회에서 신당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헤럴드경제]

안 전 의원 측은 신당명을 당분간 ‘안철수 신당’으로 써달라고 했다. 이에 정치권 관계자는 “안 전 의원도 이번에 실패하면 정치 생명에 치명상이 있을 것을 알고, 온 힘을 쏟겠다는 의지로 자기 이름을 앞세운 것 아닌가란 생각을 한다”고 분석했다.

안 전 의원은 신당 비전으로 탈(脫)이념과 탈진영, 탈지역을, 정치노선으로 실용적 중도를 내걸었다. 그는 “중도는 올바른 길이며, 중간에 서는 게 아닌 중심을 잡는 것”이라며 “자기 정치세력을 세금으로 먹여 살리기에만 관심 있는 그런 세력들에게서 끊임없이 공격이 들어온다. 반드시 투쟁하는 중도를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