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담 쌓는 지구촌…중국 “홀로코스트 같아”

트럼프 “신종 코로나 문제 들어오게 할 수 없다”

주요 항공사들도 중국 노선 중단 또는 폐쇄

중국, 외교관 통해 불편한 심기 노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면서 중국인 또는 중국에 머문 여행객의 입국을 금지하는 나라들이 속속 늘고 있다. 사진은 핀란드 로바니예미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여행객들. [EPA=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전세계가 중국에 새 장벽을 쌓고 있다. 중국에서 발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이 확산되자 중국인 입국을 금지하는 등 신종 코로나 ‘원천차단’에 나선 것이다. 급기야 중국 외교관이 이를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에 비유해 논란을 일으켰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2일 오후 5시(미국 동부시간 기준)부터 최근 2주간 중국을 다녀온 외국 국적자의 입국을 잠정 금지했다. 만약 미국인이 신종 코로나 진원지인 우한이 속한 후베이성을 다녀왔다면 신종 코로나 최대 잠복기인 14일 동안 의무적으로 격리하도록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부터 중국발 미국행 항공편은 모두 8개 주요 공항으로만 갈 수 있으며 탑승객은 감염 여부를 검사받아야 한다. 4일부터는 3개 공항이 추가된다. 또 국토안보부는 공항에 미국행 항공기 승객 모두를 대상으로 최근 14일 이내 중국 본토를 방문한 적이 있는지 묻게 했으며, 필요시 여권을 조사하도록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신종 코로나 문제를 안고 있는 수천명의 사람이 들어오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호주는 지난 1일부터 중국에서 출발한 외국인 여행객 입국을 금지한다고 밝혔으며 호주 국민이라도 14일 동안 자가 격리를 하도록 했다. 뉴질랜드 역시 3일부터 중국에서 오는 외국인은 물론 중국을 경유한 외국인까지 입국을 규제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 인한 사망자가 발생한 필리핀은 당초 후베이성에서 출발한 외국인만 입국을 금지했지만 전날부터 중국에서 출발하거나 체류한 여행객은 모두 비자를 발급하지 않고 있다. 홍콩에서는 공공의료인들이 중국 본토 방문객 입경 금지를 요구했다 받아들여지지 않자 파업을 결의했다.

러시아와 베트남, 북한 등은 중국 항공편 운항을 중단했으며 콴타스, 에어뉴질랜드, 에어캐나다 등 주요 항공사들도 중국 노선을 감축하거나 중단하고 있다. 미국 항공사들은 당분간 귀국민을 위해 항공편을 운영하고 있지만 중국 노선을 운영하고 있는 델타, 아메리칸, 유나이티드항공 모두가 곧 중국 운항을 전면 중단하기로 하면서 미·중 간 하늘길은 사실상 끊기게 됐다.

중국은 내심 불편한 기색이다. 중앙정부 대신 외교관의 입을 통해 각국의 조처를 비판하고 있다.

앞서 스위스 제네바 주재 천쉬 중국대표부 대사는 “불필요하게 공포에 떨 필요가 없다”면서 “국경폐쇄와 같은 과도한 조처는 필요 없다”고 말했다.

급기야 신종 코로나를 이유로 여행 금지 조치를 취하는 것을 홀로코스트에 빗대기도 했다. 중국의 다이유밍 이스라엘 특사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인 입국 금지·제한은 2차 대전 당시 인류 역사상 가장 어두웠던 홀로코스트를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수많은 유대인이 도움을 요청했지만 많은 나라들이 거절을 했었다며 중국은 손을 내민 극소수의 나라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는 이스라엘이 중국 직항로를 중단하고 최근 2주 동안 중국을 방문한 외국인 입국은 거부한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그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이스라엘 주재 중국대사관은 급히 성명을 통해 사과의 뜻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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