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중국발 ‘공급 충격’ 가시권…글로벌 경제 다시 위기 속으로

옥스포드 이코노믹스,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 0.2% 내려

중국산 부품 공급 차질로 세계 완제품·부품 생산 차질

“중국발 공급 충격, 17년 전 사스보다 클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중국의 제조산업이 얼어붙으면서 중국발 공급 충격이 전세계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테슬라의 상하이 공장. [로이터=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세계 최대 제조국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일대 혼란을 겪으면서 중국발(發) 공급 충격이 글로벌 경제를 강타할 것이란 경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수 많은 다국적 기업이 중국 생산에 의존하고 있고, 생산 품목 역시 전문·고도화됐다는 점에서 그 충격은 약 17여년 전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생 당시보다 심각할 것이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세계 경제 성장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을 덮친 ‘악재’는 벌써부터 세계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중국의 연간 경제 생산량은 14조달러, 세계 무역점유율은 12.8%에 달한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을 바탕으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6.1%에서 올해 5.6%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경기 둔화의 여파는 올 한해 세계 경제성장률도 0.2% 감소한 2.3%를 기록, 10년 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현재 세계 경제계가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은 중국발 생산의 감소로 인한 공급 충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로 인해 중국 내 공장들이 가동 중단에 돌입하면서 중국산 완제품 및 부품을 공급받고 있는 다국적 기업들의 제품 수급은 차질이 불가피한 상태다.

특히 중국의 제조업이 과거 봉제제품을 중심으로한 단순한 노동집약적 상태에서 오늘날 반도체 비롯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자동차 완제품 및 부품 등으로 고도화됐다는 점에서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우리나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자동차와 배터리업계 역시 중국 생산라인 가동 중단과 부품 수급 문제로 인한 충격을 피해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중국산 제품 생산 감소가 곧 중국에 부품을 공급하는 국가들의 주문 감소로 이어져, 이는 곧 중국발 공급 충격의 여파가 순식간에 전세계로 퍼지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고객이 중국으로부터 필요한 것을 살 수 없다면, 중국 공장은 반대로 대만과 한국의 컴퓨터 칩, 칠레와 캐나다의 구리, 독일과 이탈리아의 공장 장비 등 수입 기계, 부품, 원자재에 대한 주문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공급 체계가 무너지면서 발생할 수 있는 피해 규모는 아직 예상하기는 이르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난 2002~2003년 사스 발병 당시보다 중국 경제가 성장하고 세계 무역시장에서 중국의 역할이 커진 현재 세계 경제가 받을 충격이 클 것이라고 확신하는 분위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사스 당시 수준을 이미 넘어서고 있으며, 여전히 빠르게 퍼지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 한다.

글로벌 신용평가회사인 DBRS모닝스타의 로히니 말카니 이코노미스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문에 글로벌 공급체인이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공급 수급 문제가 얼마나 지속될 지 말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밝혔고, 워싱턴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니콜라스 R. 라디 중국 전문가인 역시 “세계 경제에 미치는 노크온(연쇄) 효과는 이전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다국적기업들이 중국발 공급망에서 벗어나는 이른바 디커플링(탈동조화)을 가속화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미 미중 무역전쟁 과정에서 일부 기업들은 관세를 피해기 위해 중국에서 베트남 등으로 생산라인을 옮긴 상황이다. NYT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기업들의 중국 진출이 어려워진다면 적어도 당분간은 디커플링 현상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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