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로 중국 원유수요 20% 감소…‘화들짝’ OPEC 하루100만배럴 감산 검토

세계 원유 공급량의 1% 해당

WTI 장중 한 때 40달러대로

푸틴ㆍ살만 사우디 국왕 전화로 협력확인

 

오스트리아 빈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본부에 걸려 있는 OPEC의 로고. [로이터=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탓에 하루 50만~100만배럴의 원유 감산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큰 손’인 중국의 수요가 최근 2주간 작년 대비 무려 20% 급감해 산유국들이 화들짝 놀란 영향이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신종 코로나 발생지인 중국에서 생산활동 감소로 원유소비가 줄어 국제유가가 크게 하락해 OPEC이 추가 감산을 추진한다고 전했다.

OPEC의 14개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非) OPEC 산유국은 4~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공동기술위원회를 열어 신종 코로나 사태 대응책을 1차적으로 논의한다. 오는 14~15일에도 회의를 하고 감산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OPEC 회의는 애초 3월 예정이었는데 한 달 가량 당겨진 것이다.

OPEC은 현재 2가지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우선 신종 코로나 사태가 마무리될 때까지 산유국들이 하루 평균 산유량은 총 50만 배럴 줄이는 게 거론된다. 아울러 OPEC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가 일시적으로 하루 평균 100만 배럴을 감산하는 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는 세계 공급량의 1%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현재 일 평균 970만 배럴을 생산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조속한 감산을 추진하지만, 러시아 등은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유가 하락세가 가팔라 감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러시아 정부는 성명을 내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전화통화를 해 국제 원유시장의 안정을 위해 협력을 계속할 준비가 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 한 달간 17% 가량 빠져 배럴당 54달러선에서 거래됐다. 작년 12월 OPEC이 감산을 조심스럽게 결정한 영향을 상쇄하는 급락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서부텍사스유(WTI)는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장중 한 때 40달러대에 진입했으나 낙폭을 줄여 50달러 초반에 장을 마쳤다.

중국의 원유 소비량은 막대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전세계에 공급된 원유 가운데 3분의 2가 아시아 4개국의 몫이었다. 이 가운데 중국은 하루 370만 배럴을 구매해 전체의 25%를 차지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중국에 하루 170만 배럴을 공급해 1위 수출국이다. 러시아는 하루 160만 배럴을 중국에 대고 있다.

OPEC가 이른 시일 안에 유가하락을 막진 못할 전망이다. 앰타 센 에너지어스펙츠 수석원유분석가는 NYT에 “중국이 이미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3월치 주문량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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