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유휴자산·비주력사업 다 판다

주주친화정책 핵심안건 채택

이사회서 ‘표심 확보’ 쇄신안

 

한진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이 6일 이사회를 갖고 경영쇄신안을 발표했다.비주력 사업 및 유휴자산 매각과 거버넌스(지배구조)위원회 강화 등 주주친화정책이 핵심 안건으로 채택됐다.

이번 경영쇄신안은 국민연금과 기관투자자, 일반주주 등의 표심을 확보하기 위한 조원태 회장의 반격 카드로 읽힌다. 일련의 주주친화정책은 7일 소공동 한진칼 본사에서 열리는 한진칼 이사회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이 앞서 공개한 ‘비전 2023’이 밑바탕이다. 전 사업 부문의 지속적인 성장과 재무구조 개선 아래 경영 투명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우선 건물(605㎡) 매각과 인천시 중구 을왕동 소재 왕산마리나 운영사인 ㈜왕산레저개발 지분 매각을 각각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지난해 3분기말 기준 900%를 넘어선 가운데 지배구조 변화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증자 가능성을 열어두는 동시에 비수익 부문을 조정해야 주주들의 지지를 얻을 있다는 계산도 감지된다.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추진했던 전문경영인 체제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은 사내이사인 우기홍 사장이 위원직을 사임하고, 사외이사인 김동재 이사를 신규 위원으로 선임 의결했다.

지배구조 투명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의결권 자문기관들이 설치를 권고하고 있는 거버넌스위원회 설치도 의결했다.

거버넌스위원회는 주주가치 및 주주권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회사의 주요 경영사항에 대한 사전 검토하는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 거버넌스위원회도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같이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김동재 이사를 위원장으로 선임했다.

다만 업계가 예상했던 대대적인 구조조정 방안은 이번 이사회에서 제외됐다. 의결이 급한 사안이 아닌 데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주주제안 마감 시한인 13일 전에 내놓을 주주 제안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재계 관계자는 “지분 경쟁을 떠나 대한항공의 발전을 위한 전반적인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화가 논의된 자리”라며 “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정상화가 중요한 만큼 이사회 결정에 따라 한진칼 이사회의 방향성이 정립됐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KCGI는 주식 공동보유 합의에 대한 입장을 통해 “(한진그룹) 경영진이 주주총회를 앞두고 미봉책을 내놓을지 모르겠지만, 진정한 개선 의지나 노력이 담보되지 않으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주주들을 회사의 주인이 아니라 외부세력으로 보는 시각을 견지하는 경영진에 진정성이나 신뢰성을 부여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조 전 부사장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원 소속 홍용호 변호사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참신한 외부 인사를 전문경영이능로 또는 참신한 외부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제안하는 내용을 3자가 논의 중”이라며 “합의하에 인물을 결정해 조만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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