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나올 때마다 ‘줄폐쇄’…비상 걸린 유통업계

4일 서울 중구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 영업시간 변경 안내문이 나오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확산함에 따라 이날부터 서울 명동과 강남, 부산의 시내면세점 영업시간을 단축한다고 밝혔다. [연합=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국내 유통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다녀간 이동 경로가 공개될 때마다 문을 닫는 점포도 늘고 있다. 이미 장기 불황과 소비심리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통업계는 임시 휴업 기간에 따라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의 막대한 손실이 입을 것으로 보인다.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GS 홈쇼핑 본사에 관계자들이 문을 통해 들어가고 있다. 직원 가운데 한 명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은 GS 홈쇼핑은 생방송을 중단하고 직장 폐쇄조치에 들어간다고 이날 밝혔다. [연합=헤럴드경제]

▶임시 휴점에 26년 만의 첫 본사 폐쇄까지…“안전한 곳 없다”=‘이 방송 화면은 재방송입니다. 상담원 전화 연결이 어려워 가급적 앱주문 부탁드립니다’

현재 GS홈쇼핑 채널 화면에는 미리 녹화된 화면과 함께 이 같은 안내 문구가 나온다. GS홈쇼핑 직원 A씨(41)가 지난 5일 20번째 신종 코로나 확진자로 판정받으면서 본사 사옥을 폐쇄하고 직원 600여명을 집으로 돌려보내 생방송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사옥 폐쇄 기간은 6일 오후 1시부터 8일 오전 6시까지다.

이 기간에 TV홈쇼핑 방송은 모두 재방송으로 대체된다. 방송 송출을 위한 최소 인력만 본사에 남았다. TV홈쇼핑이 정부의 행정명령이 아닌 다른 이유로 사옥을 폐쇄하고 재방송을 결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GS홈쇼핑이 1994년 문을 연 이후 단 한 번도 없었던 초유의 사태다.

GS홈쇼핑 관계자는 “주말 평균 100~200억 원가량, 평일 평균 50억 원가량의 매출이 나오는데, 물량이 있는 상품 위주로 재방송을 내보내다보니 매출에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천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도 지난 6일 임시 휴점을 결정했다. 회사측은 19번째 확진자가 지난 1일 오후 4시30분 매장을 다녀간 사실이 확인되자 이날 오후 3시30분께 매장 임시 휴업을 결정했다. 영업 재개 시점은 보건 당국과 협의해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 3일 오후 대구시 북구 칠성동 롯데백화점 대구점 식품관에서 백화점 직원들이 손님용 카트의 손잡이를 소독하고 있다. [연합=헤럴드경제]

▶휴점·영업시간 단축으로 대응해도…“매출 타격 불가피”=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은 오는 10일 계획에 없던 휴점을 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 공포로 고객들이 다중 이용 시설을 기피하자 방역에 나선 것이다. 백화점들이 선제대응 차원에서 휴점을 결정한 것은 유례가 없다. 2002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나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때도 백화점이 고객 불안을 이유로 문을 닫은 적은 없다.

롯데백화점은 전국 51개(백화점 31점·아울렛 20점) 중 교외형 아울렛 9개 점포를 제외한 42개 점포가 임시 휴점에 들어간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각각 전국 13개, 12개 점포의 문을 일제히 닫는다. 점포당 일평균 매출이 20~3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막대한 손실을 감수한 셈이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여파로 백화점 매출은 점포에 따라 10%에서 최대 30% 줄었다”면서 “고객들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휴점할 정도로 어렵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면세점 업계는 시내면세점 단축 영업에 돌입했다. 롯데면세점은 서울 명동 본점과 코엑스점, 월드타워점 등 시내면세점 4곳의 영업시간을 2시간가량 단축했다. 신세계면세점, 현대백화점면세점, 신라아이파크면세점도 지난 4일부터 영업 마감시간을 2~3시간가량 앞당겼다.

이에 앞서 확진자가 방문했던 일부 면세점은 임시 휴점했다. 신라면세점은 지난 2일 서울점과 제주점을, 롯데면세점은 제주점 문을 닫았다. 점포당 하루 평균 매출이 80~100억원인 것을 감안할 때 임시 휴점 기간 동안 수십억원의 손실이 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점포들은 방역을 마치고 7일 재개장하지만 신종 코로나 사태 이전 만큼 방문객들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고객 비중이 높은 백화점과 면세점은 다른 업종보다 타격이 크다”며 “방역과 위생 관리를 통해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지만 방문객 수가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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