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후계자’ 獨 기민당 대표, 총리 불출마 선언…당권 경쟁 가시화

튀링겐주 선거 실패ㆍ지지율 악화 책임론

라스케 주총리·‘우파’ 메르츠 당권 놓고 맞붙을 듯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독일 기독민주당 대표는 1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차기 총리 후보직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AP=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후계자로 이른바 ‘포스트 메르켈’로 불렸던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기독민주당 대표가 차기 총리 후보직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대표 사퇴로 지도부 공백기를 맞은 기민당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유력 차기 총리 후보들이 거론되며 새로운 당권 경쟁이 가시화 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독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크람프-카렌바우어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올 여름 기민당 대표 겸 총리 선출 과정을 진행한 후 자신은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그의 사퇴 선언은 최근 튀링겐주 총리 선출에서 극우 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전략에 휘말려 자유민주당에 승리, 이후 자신의 지도력에 대한 당 내 비판이 고조되자 내린 결정으로 분석된다. 당시 기민당 지도부는 AfD의 도발적인 전략을 예상, 주의원들에게 경고했지만 결국 기민당은 AfD로부터 몰표를 얻은 자유민주당 소속 후보에게 주총리 자리를 내줬다.

여파는 고스란히 크람프-카렌바우어 대표의 지도력 논란으로 번졌다. 메르켈 총리마저도 튀링겐주 투표 결과를 놓고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여기에 지난해 유럽의회 선거에 이어 작센주, 브란덴부르크주, 튀링겐주 선거에서 기민당의 지지율이 이전보다 급감한 것도 크람프-카렌바우어 대표의 지도력에 적잖은 타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8년 전당대회 이후 줄곧 ‘메르켈 후계자’ 자리를 지켜온 크람프-카렌바우어 대표가 총리 도전 포기를 선언함에따라 대표 겸 차기 총리 후보를 둘러싼 당권 구도에도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유력 후보로는 노트르라인-베스트팔렌주의 아르민 라스케 주총리와 우파인사인 프리드리히 메르츠가 거론된다.

메르켈 총리의 자유주의 노선을 지지하는 라스케 주총리는 현재로서는 메르켈 총리의 가장 유력한 후계자로 지목되고 있다. 메르츠는 지난 2018년에도 당권에 도전했으나 크람프-카렌바우어 대표에게 패했다. 만약 메르츠가 차기 총리가 된다면 메르켈 총리가 다져온 중도 노선이 계속 유지될 수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진다.

영국의 가디언은 “베테랑 우파 인사인 메르츠가 기민당의 차기 대표가 된다면 그것은 기민당이 메르켈 시대보다 더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과거 기민당의 뿌리로 회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전망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