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가 부른 골드러시…글로벌 금펀드 ‘역대 최대’

금 ETF 금 보유량 2946.6t 기록

신종코로나로 안전자산 수요 증가

글로벌 중앙은행 통화완화 기조 영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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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연초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리스크가 확산하며 글로벌 금 상장지수펀드(ETF)의 금 보유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증가했다.

11일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금 ETF에 30억9740만달러의 자금이 순유입했다. 이로써 펀드가 담고 있는 실물 금 보유량은 한 달 전보다 61.7t 증가하며, 사상 최대 기록인 2946.6t으로 확대됐다.

지역별로 보면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각각 16억7220만달러(33.0t), 14억4110만달러(29.2t)가 순유입됐다. 특히 미국에선 14억2520만달러(28.6t)에 달하는 투자금이 들어오며 순유입 1위를 기록했다. 반면 신종 코로나 발생지인 중국(-4980만달러)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선 5660만달러(1.2t)의 순유출이 발생했다.

금 시장의 큰손인 중국의 이탈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금 ETF 투자가 늘어난 것은 신종 코로나 등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더욱 커질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등 글로벌 중앙은행의 통화완화 기조도 달러 가치와 반대로 움직이는 금에는 가격 상승 요인이다.

국제 금값은 이미 온스당 1600달러에 근접했다. 10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 종가는 1579.50달러까지 치솟았다. 블룸버그 등 외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 밖 신종 코로나 확산 규모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고 경고한 이후 금값 상승세가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국내 KRX금시장에서도 1g당 금 가격이 6만원선 안팎에서 등락하고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 발생으로 중국뿐 아니라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본다. 저금리 기조가 오래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무이자자산이나 마이너스금리 채권보다 투자 매력이 높은 금으로 장기 안전자산 매수세를 유입시킬 것”이라며 올해 금값이 1720달러까지 상승한 뒤 내년 이후에 역사적 고점을 돌파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과 연준 금리인하 등으로 금 투자가 늘었다가 최근 들어 금값이 고점을 지났다는 우려로 주춤해진 상황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7일까지 금펀드에서는 172억원이 빠져나갔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1.40% 수준이다.

금값 상승세에 주목해 금 투자 이벤트를 내놓는 증권사도 있다. 키움증권은 전날부터 금 현물 계좌를 처음 개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현금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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