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경 CJ 부회장, 한류문화산업에 최적화된 인물

한류를 세계화 시킨 숨은 공로자 이미경 CJ 부회장이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으로 최고영예인 작품상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아카데미 4관왕에 빛나는 영화 ‘기생충’의 투자배급을 맡은 CJ 이미경 부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BBC등 외신들은 ‘기생충’이 아카데미를 휩쓴 요인으로 계급갈등, 빈부격차라는 보편적 주제를 다룬 데 이어 투자사 CJ그룹의 이미경 부회장의 봉 준호 감독에 대한 전폭적 지지와 치밀한 북미 캠페인 홍보마케팅을 꼽고 있다. BBC는 이 부회장이 진정한 영화광이며 한국 TV·영화 산업에서 관여하지 않는 부분은 거의 없다고 소개했다.

평소 문화 산업 전면에 나서지 않고, 그림자 지원을 해온 이미경 부회장이 이번 시상식 무대에 올라 작품상 수상소감을 길게 말하면서 대중들에게 주목받게 됐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동생인 CJ 이재현 회장과 함께 25년간 문화산업 투트랙 지원을 해온 게 이번에 큰 성과로 이어지게 됐다고 보고 있다. 이재현 회장이 그룹 문화사업의 비전과 전략을 수립한 뒤 대규모 투자와 지원 등을 총책임지는 역할을 맡고 있다면, 이 부회장은 글로벌 문화산업 전문가들과의 폭넓은 네트워크와 문화 사업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이 회장의 문화사업 비전을 실행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오랜 시간 글로벌 문화산업에 투자하며 쌓은 이 부회장의 인맥과 노하우는 ‘기생충’의 글로벌 성공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 이 부회장은 한류문화산업에 최적화된 인물이다. 소프트 파워 확산에 기여할 수 있다.

이미경 부회장은 25년전인 1995년 이재현 회장과 함께 할리우드와 음악산업 쪽에 목표를 두고 드림웍스SKG에 3억달러를 투자해 11% 정도의 지분을 취득했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제프리 카젠버그 드림웍스 공동창업자 등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미국에서 수많은 대중문화산업 관계자들과 폭넓게 교류해오고 있다. 이 부회장의 영어 이름인 ‘미키 리’(Miky Lee)는 미국 문화산업 인사들에게는 꽤 익숙한 이름이다.

CJENM이 2012년부터 미국 각지에서 K팝 콘서트와 기업을 결합한 ‘KCON’을 열 수 있었던 것도 이미경 부회장의 안목과 기획력이 작용했다. 이 부회장은 2012년 ‘쇼미더머니’ 시즌1이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힙합 문화에도 큰 관심을 보이면서 타이거JK 등 초기 래퍼들의 작업을 격려해주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대기업인 CJ 이미경 부회장이 왜 아카데미상 무대에 올라 수상 소감을 말하느냐고 문제를 제기하지만, 영화가 문화와 산업이 결합한 콘텐츠라는 점과 이 부회장이 ‘기생충’의 단순 투자배급자가 아니라 CP(책임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려 그 어떤 작품보다 깊숙이 관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작품상 수상 소감을 전할 자격이 충분히 있다는 의견도 많다.

CJ 그룹은 ‘기생충’의 아카데미 석권으로 해외에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더욱 확산시키며 소프트파워를 키워갈 계획이다. 이미 글로벌 콘텐츠 경쟁력 강화 위해 영화 〈터미네이터〉, 〈6 언더그라운드〉, 〈미션임파서블〉과 드라마 〈그레이스 앤 프랭키〉, 〈얼터드 카본〉 등을 제작한 할리우드의 글로벌 콘텐츠 제작사 ‘스카이댄스’ 등 국내외 다양한 콘텐츠 회사에 지분 투자 및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런 전략 뒤에는 항상 이미경 부회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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