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보다 넓고 빠르게 퍼지는 중국 불신

CT검사로 코로나19 판정 받아도 확진자로 분류

재분류에 따른 혼란 불가피…중국 신뢰 훼손

섣부른 낙관론이 중국인들 경계심 낮춰

미국 “중국 데이터 신뢰할 수 없어” 비판

 

중국 후베이성 우한 병원에서 의사가 방호복과 마스크를 착용하며 진료를 준비하고 있다. 중국은 후베이성에 한해 폐 CT검사로 코로나19 판정을 받으면 확진자로 분류하기로 했다. [AP=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기준을 갑자기 확대하는 등 대응을 놓고 우왕좌왕하면서 국제사회의 불신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앞서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 12일 후베이성에 한해 폐 CT촬영을 통해 코로나19 판정을 받은 환자를 확진자로 분류하기로 했다. 그동안은 환자의 코와 목에서 나온 점액 샘플에서 추출한 핵산을 검사해 확진 여부를 결정해왔다. 핵산 검사 정확도가 낮고 진단 키트가 부족해 신속한 진단이 어렵다는 지적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핵산 검사의 정확성에 대한 비판은 코로나19 발병 초기부터 안팎으로 제기돼 왔다. 왕천 중국공정원 부원장은 지난 5일 중국 관영 CCTV에 나와 핵산 검사에 사용되는 진단 키트의 정확성이 30~50%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중국 스스로 문제를 알고 있었으면서 최소 일주일 넘게 이를 방치한 셈이다. 또 적지 않은 ‘폐렴’환자가 이번에 코로나19 확진자로 재분류되면서 발병 규모를 그동안 축소해왔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 됐다.

이에 따라 그간 코로나19 확진자로 분류되지 못해 병원 문을 나서야 했던 환자들이 이번 기준 확대로 제대로된 치료를 받을 길이 열렸다는 점은 다행이지만 처음부터 확실하게 대응하지 못해 혼란을 더 키웠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진단) 방법의 변화는 중국의 데이터와 진단 방법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을 불러일으킨다”면서 “중국이 새로운 진단 과정에 대해 더 자세히 밝히지 않는한 최근 데이터가 어떤 의미인지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진단 방법 변경은 발병 범위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전문가들의 노력에 방해가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발병률이 언제 최고조에 이를지 알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중국 베이징의 한 쇼핑몰이 대목인 밸런스타인데이를 맞았지만 문을 걸어 잠근 채 영업을 중단한 모습[EPA=헤럴드경제]

더군다나 중국은 확진 기준을 바꾸기 하루 전만 해도 관영 언론을 통해 확진 규모가 감소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 소식에 미국 다우존스 지수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급등하기도 했다. 또 춘절 연휴 기간 고향을 찾았던 노동자들은 다시 도시로 향했다.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의 전염병학 수석과학자였던 정광 교수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최근 통계수치로 보여지는 감염 감소 흐름은 도시로 돌아오는 사람들의 경계심을 낮췄다”며 앞으로 코로나19 발병이 더 빨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중국의 투명성 부족을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AFP통신에 따르면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중국의 기준 변경에 대해 “놀라운 일”이라며 “중국의 투명성 부족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으로부터 좋은 정보를 얻지 못한다면 우리는 현재 상황을 정확히 평가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CNBC방송은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 “백악관은 중국이 제공하는 정보를 높이 신뢰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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