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존슨, 포스트 브렉시트 개각 단행…‘2인자’ 자비드 재무장관도 물러나

EU 미래관계 협상 앞두고 전열 정비

자비드 장관, 커밍스 수석보좌관에게 사실상 밀려나

여성·소수민족 각료 수 감소

13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총리가 대규모 개각을 단행한 가운데, 연임이 예상됐던 영국 정부 2인자 사지드 자비드 재무장관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외신들은 자비드 장관이 사실상 정권 실세인 도미닉 커밍스 총리 수석보좌관에게 밀려난 것으로 분석했다. [AP=헤럴드경제]

13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총리가 대규모 개각을 단행한 가운데, 연임이 예상됐던 영국 정부 2인자 사지드 자비드 재무장관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외신들은 자비드 장관이 사실상 정권 실세인 도미닉 커밍스 총리 수석보좌관에게 밀려난 것으로 분석했다. [AP=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보리스 존슨 총리가 대규모 개각을 단행하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유럽연합(EU)과의 본격적인 미래관계 협상에 대비한 전열 정비에 나섰다. 내각 2인자인 사지드 자비드 재무장관도 교체됐다.

13일(현지시간) 존슨 총리는 지난해 12월 총선 압승 이후 처음으로 장관을 대거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오는 12월 말로 예정된 브렉시트 전환기간 종료를 앞둔 ‘포스트-브렉시트’ 개각이자, 3년 반 동안 사실상 마비 상태였던 정부 운영에 새 동력을 불어넣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개각은 보수당의 입지를 새롭게 하고 3년 넘게 이어진 브렉시트 마비 이후 정부가 나아가는 느낌을 줄 수 있는 기회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개각에서 내각 ‘2인자’였던 사지드 자비드 재무장관이 물러나고, 리시 수낙 재무부 수석 부장관이 후임으로 임명됐다.

재무부는 전통적으로 영국 저부 내에서 가장 힘이 있는 부서이자, 재무부 장관은 총리 다음으로 중요한 정치인으로 간주되는 만큼 임기를 7개월 밖에 채우지 않은 재무장관의 교체는 다소 의외라는 평가다.

실제 이번 개각에서 자비드 장관은 연임을 권유받았으나, 존슨 총리가 현 자비드 장관의 특별보좌관을 모두 해임하고 총리 특별 보좌관으로 교체할 것을 지시하자 이에 반발해 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임 결정 후 자비드 장관은 “자존심이 강한 장관이라면 그런(특별 보좌관 교체) 조건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고 밝혔다.

자비드 장관이 존슨 정부의 실세로 불리는 도미닉 커밍스 총리 수석보좌관에게 사실상 밀려난 것이란 해석도 제기된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지난해 커밍스 수석보좌관이 재무장관 보좌관을 일방적으로 해고한 사건을 계기로 표면화됐다.

영국의 가디언은 “강경 브렉시터들이 불성실하다고 여기는 장관들의 교체는 존슨 내각에서 커밍스의 역할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점을 재확인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 경제 정책에 있어 강력한 통제권을 갖기를 원했던 자비드 장관이 자리에서 물러남에 따라, 정부 지출 확대·세금 인상 등을 존슨 정부가 추진하는 재정 운영에도 더욱 힘이 실릴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재정 운영 계획은 당장 오는 3월 11일 공개 예정인 정부 예산안에 담길 것으로 관측된다.

자비드 장관 외에 줄리언 스미스 북아일랜드 담당 장관, 앤드리아 레드섬 기업부 장관, 제프리 콕스 법무상, 테리사 빌리어스 환경부 장관, 니키 모건 문화부 장관, 에스더 맥베이 주택 담당 부장관 등도 이날 새 내각 명단에서 제외됐다.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 프리티 파텔 내무장관을 비롯해 마이클 고브 국무조정실장, 맷 핸콕 보건부 장관, 리즈 트러스 국제통상부 장관은 자리를 보전했다.

새 내각의 성별·인종적 다양성은 이전보다 줄었다. 내각 내 여성 수는 기존 22명 중 7명에서 6명으로, 흑인 및 소수민족의 수도 4명에서 2명으로 감소했다. 사임한 자비드 장관은 파키스탄계다.

제 3당인 자유민주당은 이번 개각에 대해 “존슨이 그의 대각을 훨씬 더 남성 중심적으로 만드는 방법을 찾았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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