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 초유의 악재…대구·경북 산업계 셧다운 될라

코로나19 확진자 대구·경북 속출

구미산단 서대구와 인접 초긴장

확진자 나오면 공장가동 중단

제2 와이어링하니스 될까 촉각

#. 구미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SK실트론의 모든 출입구에는 열화상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출퇴근 때마다 모든 임직원과 협력업체 직원들은 발열상태를 한명씩 개별적으로 체크해야 한다. 잠복기를 고려해 체온도 전원 일 1회 이상 측정한다. 회사는 매일 무상으로 마스크를 배포, 필수 착용하게 하고 있으며, 중국 및 위험국가로의 출장과 업무상 회의도 금지 혹은 제한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대구·경북 지역에서 속출하면서 국내 전자산업의 메카 구미산업단지의 입주 기업이 초긴장 상태다. 이미 높은 인건비 등으로 경쟁력이 취약해 지는 추세에서 전염병이라는 초유의 악재에 직면한 기업들은 공장 가동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처하게 될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구미산단은 서대구와 인접해 있어 코로나19 사태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재계는 특히 구미산단이 국내 전자산업의 메카라는 점에서 사태의 악화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구미산단의 주요 기업들이 보다 저렴한 인건비 등을 찾아 해외로 이전한 탓에 과거보다 활력이 크게 떨어져 있지만, 여전히 삼성전자와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SK실리콘 등 주요 대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입주 기업은 2200여개 기업에 달한다. 고용된 근로자만 9만5000여명이다.

이미 구미산단의 분위기는 폭풍전야와 같은 초긴장 상태다. 직원 상당수가 대구에서 출퇴근하기 때문에 사업장이 언제 폐쇄될지 모른다는 공포가 입주 기업들 사이에 가득하다. 사업장 직원 중 확진자가 1명이라도 나오면 곧바로 생산라인 폐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의심환자가 모두 음성으로 나왔지만, 입주 기업들은 SK하이닉스에서 코로나19의 파괴력을 제대로 실감했다. 신입사원 287명 중 1명이 대구지역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교육장이 긴급 폐쇄됐고 800여명이 격리조치 됐다.

기업들은 코로나19 자체의 공포 보다 사업장 폐쇄가 가져올 막대한 경제적 손실에 대한 우려가 크다. 구미산단 입주 기업들은 이미 코로나19 여파로 중국과의 들여오던 원자재와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처지다. 그나마 대기업은 버틸 수 있겠지만, 공장 폐쇄는 중소기업들에게는 사형선고와 다름 없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기업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조치는 위기관리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붇는 것 뿐이다. 이에 기업들은 핵심시설에 대한 운영방안과 더불어 대규모 결근을 대비한 비상계획까지도 마련 중이다.

확진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대구를 비롯해, 구미, 울산, 창원 등 영남권에 다수의 생산 공장을 두고 있는 효성은 최근 전 생산시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방역 작업을 펼쳤지만, 코로나19 확산 기미가 커지자 추가적인 방역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여기에 직원들을 대상으로 회식 등 단체활동 자제를 권고하는 한편, 외부인의 출입 통제까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현재 3단계인 ‘위기’에 준해 지역적 방제 활동에 전념하다, 포항 및 경북지역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심각단계로 격상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대구 경북 지역에 주요 부품 협력사가 밀집한 자동차 업계 또한 위기감 속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부품사 중 20.3%가 대구 경북 지역에 몰려있고 근무자만 5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곳에 위치한 현대차 1차 벤더만 60곳 이상이다.

이미 중국산 ‘와이어링 하니스’ 공급 부족으로 공장 가동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상황이기에 자동차업계는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더욱 두렵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협력사 자체적으로 방역을 강화하도록 요청하고 있고 재고 현황 파악 등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차의 노동조합 또한 조합원들의 해외여행을 자제시키며 회사측의 코로나19 방역 노력에 협조하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부품 공급 문제를 떠나 단 한명의 조합원이 감염되더라도 공장을 세워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일부 사업부의 반발에도 조합원들의 해외여행 자제를 강하게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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